[생생르포] 해외직구 판 키우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인천국제특송센터 가보니

이성호 기자 2023.07.07 09:08:47

자체통관시스템 갖춰
월평균 65만건 소화
‘역직구·GDC’도 강화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국제특송센터 1층 해외직구 전용장. 반입된 상자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거센 밀물이 몰려오고 있다. 해외직구 얘기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9612만 건, 47억 2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건수로는 8.8% 금액으로는 1.4% 늘어났다. 올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억 건, 5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현장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 발길을 향한 곳은 국내 전체 특송수입(해외직구) 물류 시장에서 점유율 약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국제특송센터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인천광역시 중구 자유무역로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국제특송센터(국제특송장)는 지난 2018년 문을 열었다.

증설을 거듭해 현재 총 3개 섹터로 1층은 특송수입(해외직구), 2층 사무실, 3층 특송수출(역직구) 및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로 구분돼 있고 연면적 1만291.6㎡(3113평), 건축면적 4665.37㎡(1411평)의 대규모 첨단물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국제특송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순서를 기다리는 택배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이어 좌우로 시야를 넓히니 기찻길처럼 직선과 곡선으로 뻗어 나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 박스들이 올려져 쉴 틈 없이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통관을 기다리고 있는 해외직구 상자들을 작업자가 옮기고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이곳은 해외직구 전담창구다. 특송수입 물류 프로세스는 ▲하기운송(항공사 화물 터미널→특송장으로 보세운송) ▲분류기 반입 ▲엑스레이 검사 ▲이상 화물 확인(기표지, 파손 등) ▲미통관 화물 분류/보관 ▲현품 검사(검역, 세관검사) ▲국내 택배 인계로 이뤄진다.

주요 자동화 장비로는 고속 엑스레이 2대, 저속 엑스레이 1대, BCR(Bar Code Reader, 바코드 리더기) 5대와 시간당 5000박스 분류가 가능한 자동분류소터(Turn-table 회전) 등이 있다.

유제국 인천국제특송센터 책임은 “항공기를 타고 물품이 들어오면 이를 끌고 와 특송장에 반입한다”며 “컨베이어 벨트를 타는 3분 이내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자체통관시스템을 통해 통관이 완료, 택배사로 인계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업체가 입주해 있는 세관센터가 아닌 자체통관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모든 상품에 대한 정보가 세관과 연동하는 ‘동시 구현 시스템’을 보유해 실시간으로 통관이 이뤄지고 있는 것.

상자들을 입고해 넣으면 제일 먼저 BCR에서 바코드를 읽고 고속 엑스레이에서 수평과 수직 두 개의 이미지를 분석해 데이터를 송출한다. 자체통관에서는 이상 여부를 판단하고 이동 중인 박스들은 여정의 중간쯤에 있는 또 다른 BCR에서 분류된다. 통관 분류를 받으면 직진, 검역·사 분류 값을 받으면 오른쪽으로 이동해 검사와 검역 과정을 거친다.

바코드가 훼손됐거나 운송장 번호 1개에 두 박스 이상의 화물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 고속 엑스레이에서는 수량 파악을 못하기 때문에 처리가 불가능하다. 이런 화물들은 따로 저속 엑스레이에 태운다. 저속 엑스레이에서는 ‘마이크로폰’ 등으로 실시간으로 세관원과 소통해 통관 절차를 진행한다.

이러한 루트를 따라 최종 반출되기 직전에 다시 한번 BCR을 통해 통관 완료 여부를 재확인한다. 혹시 모를 밀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후 통관이 완료된 물품들은 곧바로 택배 차량에 실려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덧붙여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에 따르면 인천국제특송장의 차별점으로는 자체통관시스템과 함께 서울지역 당일 배송 서비스, 콜드체인(냉동, 냉장화물) 서비스, DHL·UPS·FEDEX·EMS 등 특송 연계가 가능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국제특송장. (사진=이성호 기자)

 


봇물 터지는 해외직구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상품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 59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금액이다. 국가별로는 중국(99.4%), 일본(29.4%) 등에서 구매가 폭증했다.

이에 해외직구 물류업계 6위권의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국제특송센터도 한층 분주해졌다. 월평균 처리 물량이 지난해 대비 두 배로 껑충 뛴 것.

유제국 책임은 “글로벌 대형 전자상거래와의 신규 계약 등으로 인해 2022년 월평균 35만 건에서 현재 월 60~65만 건의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며 “활발한 해외 영업 강화는 물론 특송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용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설비투자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직구와 반대 개념인 한국발 해외행 특송수출(역직구)도 신장세다. 지난해 월평균 2만 건에서 지금은 4만 5000건으로 늘었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상품을 입점시켜 공동보관, 재고관리, 포장, 배송 등 복잡한 물류 전과정을 통합 수행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풀필먼트센터가 따로 있기도 하지만, 특송장 3층에서도 풀필먼트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이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 목표치인 월평균 6만~7만 건 처리도 가능할 전망이다.

 

유제국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천국제특송센터 책임이 고속 엑스레이 검색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아울러 상품을 미리 들여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현지 배송이 아니라 이곳에서 물건을 보내주는 ‘GDC’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GDC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 판매 상품을 미리 인접 국가 배송거점에 보관한 뒤 주문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인천국제특송센터 뿐만 아니라, 부산항 GDC를 구축해 부피가 크고 무게가 있는 제품을 빠르게 일본으로 보낼 수 있는 해상특송 서비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유럽 물품들을 저렴한 해상 특송 운임으로 일본으로 발송할 수 있다는 것.

국내뿐 아니라 홍콩 GDC도 운영 중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고객들에게 물품을 발송하기 위함이다. 싱가포르 GDC도 만들어 아시아 소비자를 위한 거점 물류센터를 확대한다는 방침인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거점 GDC를 이용한 최적 풀필먼트를 통해, 아시아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관계자는 “현재 인천 GDC, 홍콩 GDC를 운영하고 있고 추후 부산 GDC(해상특송), 싱가포르 GDC 등을 추가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라며 “AI, 빅데이터, 로봇 기반 첨단물류 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스마트 GDC 풀필먼트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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