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비즈] 스파이더맨 거미줄에 걸린 ‘아이오닉6’…현대차의 영화 출연史

선명규 기자 2023.06.20 09:32:43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서 스파이더맨 테마 전시
아찔한 높이에 매단 차량…아래는 우주로 향한 문
이건 예고편, 21일 개봉작서 획기적 솔루션 공개

 

현대자동차가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개봉을 맞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스파이더맨 테마 전시를 연다. 현대차 '아이오닉6'가 스파이더맨 거미줄에 걸린 모습이 이채롭다. (사진=선명규 기자)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히어로 영화와 차량이 접목된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매달린다는 건 절박하단 뜻이다. 떨어지면 끝이다.

그러나 여기, 이러한 이치를 배반하는 광경이 있다. 웬 차량이 제집 안방처럼 편안하게 매달려 있다. 추락하면 박살날지 모를 아찔한 높이. 몇 가닥 줄에만 의지했는데 배까지 드러내고 드러누웠다. 믿음의 원천은 어마어마한 줄의 장력. 육중한 몸을 내맡겨도 좋을 만큼 신뢰가 두터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줄로 진을 친 주인공이 범인(凡人)이 아니기 때문. 차량 위에 쫄쫄이를 입고 웅크린 저 사람, 스파이더맨이 옭아매서 가능한 일이다.

보는 이만 아슬한 이 장면은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목격되고 있다. 해먹에 누운듯 안락해 보이는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 뒤집힌 상태로 공중에 대롱대롱 걸려 있다.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악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둘은 한 영화에 주조연으로 캐스팅된 사이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이 차량은 배역을 꿰찼다. 정확히는 아이오닉 6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콘셉트카의 비행체 버전 ‘플라잉 프로페시(Flying Prophecy)’가 등장할 예정이다.

영화에는 이 회사의 또 다른 미래형 이동수단들도 나온다. 현대차 측은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등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개한다”고 전했다.

현대차가 스파이더맨을 주제로 오는 8월 말까지 여는 이번 기획 전시는 예고편 성격이다. 주요 출연진인 스파이더맨과 차량 말고도 영화의 핵심 장치를 전시장에서 엿볼 수 있다. 멀티버스(Multiverse·다중우주)로 향하는 문이 바닥에 새겨진 것이다. 차량이 만일 떨어진다면 다른 세계로 향하게 된다. 그러므로 여기서 추락은 끝이 아닌 이동이다.

 

전시장 바닥에는 영화 속 다차원 우주 공간인 멀티버스(Multiverse)로 통하는 문을 형상화 한 전시물이 설치됐다. (사진=선명규 기자)

 


 

쏘나타·스텔라·투산…‘약방의 감초’ 역할



현대차는 그동안 대중에게 노출 빈도가 높은 분야인 영화를 바탕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왔다. 지난 2020년 스파이더맨의 제작사이자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 픽처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결정적 계기. 이는 앞으로 현대차의 차량이 영화계 신스틸러로 급부상하는 발판이 됐다.

눈도장은 바로 이듬해 제대로 찍혔다. 2021년 말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주요 장면에서 아이오닉 5, 투싼이 역동적인 차량 액션신을 선보이면서다.

2022년 개봉한 소니 픽처스의 ‘언차티드’에서는 투싼을 오프로드 콘셉트로 개조한 ‘투싼 비스트(Tucson Beast)’가 주인공 일행의 차량으로 출연했으며, 제네시스 GV80·G80·G90 역시 명품 조연 역할을 했다.

 

영화 '언차티드'에 주인공 일행의 차량으로 나온 투싼 비스트(사진 위)와 영화 '서울대작전'에 등장하는 포니 픽업(맨앞), 스텔라(왼쪽), 포터 (현대차 제공)


스크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극장에서 OTT로 활동 반경도 넓혔다. 2022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서울대작전’은 카체이싱(차량 추격)을 내세운 액션 질주극. 배경이 1988년인 이 영화에는 그 시대에 어울리는 현대차의 레트로 차량이 총출동 했다. “배우뿐 아니라 옛 생각나게 하는 차들 보는 맛이 좋았다”는 관람평처럼 ‘포니 픽업’, ‘1세대 그랜저’, ‘2세대 쏘나타’, ‘스텔라’, ‘코티나’ 등 80년대를 풍미한 차들이 대거 등장했다.

영화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 ‘배우’의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소속사’인 현대차가 캐스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 개봉에 앞서 현대차 측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연계해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어 기쁘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의 일상을 더욱 즐겁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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