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업데이트 하시겠습니까?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혁명’

선명규 기자 2023.05.24 10:12:55

정의선표 ‘바퀴 달린 컴퓨터’ 윤곽
‘차량 속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으로 앱 깔듯 옵션 추가
2025년까지 모든 차종 진화 목표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기아 EV9을 통해 본격적으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시대에 다가선다고 밝혔다.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전시된 EV9 (사진=선명규 기자)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주>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비로소 보다 완벽한 SDV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여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 초 던진 신년 메시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다. 풀어 쓰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단순하게 말하면 ‘바퀴 달린 컴퓨터’다. 차량을 구입하고 나서도 소프트웨어를 통해 성능과 기능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른바 차량의 ‘진화화’이다.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SDV의 실체를 가장 뚜렷이 엿볼 수 있는 모델이 최근 출시된 기아의 ‘EV9’이다. 핵심부품뿐 아니라 주요 편의기능까지 업데이트된다. 서비스센터를 찾아갈 필요도 없다. 무선으로 다양한 기능과 편의 사양을 새것으로 만들 수 있다.

SDV 전략을 펼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공들인 방식은 단순화이다.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차량 제어기를 4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하고 있다. 제어기의 수가 크게 줄어들면 차량의 기능과 성능을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

그렇게 수많은 제어기를 통합한 결과 나온 모델이 EV9이다. 단일화된 제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버전을 갖추며 완성됐기 때문에 ‘진화’에 용이하다.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전시된 EV9 (사진=선명규 기자)

 


출고 때 빠트린 옵션, 나중에 넣어도 된다



현대차그룹의 구상도에는 SDV와 짝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일종의 구독 서비스이자 옵션 추가 기능이 담긴 FoD(Features on Demand)이다. 원하는 기능을 별도로 구매해 넣는 체계다. 출고 당시 빠트렸거나, 혹은 새로 나온 옵션이 마음에 든다면 추후에 적용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SDV가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반을 말한다면, FoD는 이를 활용해 생산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SDV가 있기에 FoD도 빛이 난다. 둘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마련된 확장현실(XR) 기반 체험 공간 (사진=선명규 기자)

이용 방식은 스마트폰에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에 현대차그룹은 EV9에 그룹 최초로 FoD를 적용하면서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도록 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폰 전용 어플리케이션 ‘마이 기아(My Kia)’ 등에서 원하는 기능을 간편하게 살 수 있다. 현재 올라온 품목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라이팅 패턴 ▲스트리밍 플러스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해 제공 범위를 늘려갈 계획이다.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전시된 EV9 (사진=선명규 기자)

앞으로 2년 남짓.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고, 업데이트나 구독 같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앞으로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동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관련 기술을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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