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핫] “누적고객 800만”…비씨카드, ‘페이북’에 올인한 이유

손정호 기자 2022.09.16 09:30:32

‘기업고객’ 틀 깨고 소비자와 소통
혁신 앱으로 MZ세대 생활 속 침투
임직원, 수평적 문화로 창의성 발휘

 

BC카드 사옥 전경. (사진=BC카드)

BC카드(비씨카드)가 페이북 앱을 중심으로 생활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반적인 신용카드 서비스 수준을 넘어 페이북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연동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수평적·효율적 조직 문화를 만들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BC카드(KT 계열사)가 간편결제 플랫폼인 페이북(paybooc)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페이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누적 고객수 800만명을 달성했다. 꾸준히 앱의 기능과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한 덕분이다.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의하면, 페이북은 올해 6월 한 달 동안에만 638만명이 이용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금융 결제 앱 순위에서 삼성페이(삼성그룹), 토스, 카카오뱅크, KB스타뱅킹(KB국민은행), 신한 쏠(신한은행), NH스마트뱅킹(NH농협은행)에 이어 전체 7위에 올랐다.

 

BC카드의 간편결제 플랫폼인 페이북. (사진=해당 앱 캡처)

올해 상반기 페이북 앱을 통한 월평균 카드 결제액은 6000억원이고 최근 3년 동안 매년 10%씩 성장했다.

스마트폰에 페이북 앱을 다운로드 받고 회원 가입을 하면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카드를 연동할 수 있다. 첫 사용을 축하하는 의미로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페이북머니를 게임을 통해 받을 수 있었다.

페이북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 우선 메인화면의 분홍색 페이북 머니 아이콘을 터치하면, QR 코드와 PC 코드,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기능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내가 등록한 카드의 이용 내역과 한도, 명세서 등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혜택도 다양하다. 머니 모으기, 마이 스탬프, 마이 태그 등을 이용해 페이북 머니를 더 쌓아 사용할 수 있다. 출석 체크, 이번주 미션, 퀴즈를 풀고 페이북 머니를 받는 ‘1초 만에 커피값 줍줍’도 재미 포인트이다.

재테크도 할 수 있다. 재태크 섹션을 터치하면, 내 자산과 투자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카드, 대출, 보험, 주식 투자 등 다양한 금융상품 정보를 볼 수 있다. 재테크 꿀팁을 확인할 수 있는 ‘서학개미 일일 돋보기’ ‘슬로기운 Car Life’ 등도 눈길을 끈다.

고객의 재무현황 및 소비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눈에 띈다. ‘내 자산’ 부문에서는 지난주에 내가 또래와 비교해 얼마나 소비했는지를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다. 내가 통신·보험·세금, 쇼핑, 식비, 자동차, 편의점·마트 등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소비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중심 사업에서 소비자로



이처럼 BC카드가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BC카드는 그동안 다른 금융사에 카드 결제망을 제공하는 프로세싱 사업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문의 수익성도 낮아졌다. 이로 인해 BC카드의 고객사 중에 카드 결제망 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운영하는 곳이 늘어났다.

 

소비자가 BC카드의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북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BC카드)

이런 영향으로 수익이 이전보다 줄어들게 되면서, B2B(기업 대 기업) 분야 뿐 아니라 B2C(기업 대 소비자)로 사업영토를 넓힌 것이다.

앞으로도 BC카드는 고객들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꾸준히 발전시킬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카드 상품을 늘리고 있으며, 20~40대 개인 고객이 대부분인 페이북의 기능과 콘텐츠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신결제 플랫폼인 ‘폰페이’도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폰페이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에 결제 수단을 연동하면, 온라인 가맹점에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의 결제 프로세싱 중심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로 읽힌다.

 


수평적 문화로 디지털 혁신 ‘가속’



특히 지난해 취임한 최원석 BC카드 대표는 ‘Simple&Easy(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회사의 체질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최 대표는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시작해 삼성증권, 에프앤가이드 등을 거친 인물이다. 에프앤자산평가를 설립해 금융상품 통합 평가 엔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석 BC카드 대표. (사진=BC카드)

최 대표는 디지털 혁신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신념 하에 지난해부터 모든 임직원들이 영어 이름과 닉네임을 사용토록 했다. 최 대표는 ‘원스틴’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또한 최 대표는 사업조직도 효율화하고 있다.

빅데이터 관련 부서는 AI빅데이터 본부로 통합하고, 마이데이터 본부를 신설했다. 커뮤니케이션본부는 신금융연구소로 개편하고, 우상현 현대캐피탈 정책담당 부사장을 연구소장(부사장), 권선무 케이뱅크 금융소비자보호 실장을 부소장(전무)으로 영입했다. 신금융연구소는 언론 홍보와 대관 업무 외에 데이터 분석 및 콘텐츠 발굴 업무도 수행한다.

BC카드 관계자는 CNB뉴스에 “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이지만 소비자를 겨냥한 자체 카드와 앱의 반응이 좋아서 점진적으로 성과를 얻고 있다”며, “올해 출범한 신금융연구소도 대외적으로 소통할 콘텐츠를 준비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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