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핫] 새 판 짜는 한화그룹…키워드는 ‘변화와 혁신’

정의식 기자 2022.09.07 09:57:48

창립 70주년 맞은 한화
민수·군수 양날개 재편
‘글로벌 1위’ 기업 목표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화가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고, 한화건설을 합병하는가 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 방산부문과 한화디펜스를 합병한다. 한화그룹의 변신 청사진과 미래 전략을 살펴봤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한화그룹이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한화는 ESG 사업 중심의 민수 산업 전문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 내 분산돼 있던 방산 계열사를 통합해 군수 산업 위주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먼저, ㈜한화는 지난 7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한화정밀기계 및 유관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이사회는 ㈜한화의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합병하고, ㈜한화의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매각하는 안건도 함께 결의했다.

한화정밀기계는 기존의 군수 산업 중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결의로 민수 산업 중심의 (주)한화로 합류하면서 사업 전문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시장에서도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한화그룹 사업 재편 구조.(자료=유진투자증권)

한화건설 인수는 ㈜한화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증대시킬 전망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2조6000억원대 매출과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4조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측은 이런 매출·영업이익 증가, 지분 가치 증대, 기업 가치 개선 등의 효과가 곧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현재의 수익성을 늘리면서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소재·장비 솔루션 제공 기업’ ‘그린인프라 개발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합병해 계열사 간에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줄이고 중복되는 업무를 정리해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됐으며, 한화건설의 별도 상장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한화, ‘소재’와 ‘장비’에 집중



해외 광산 발파사업 및 유화, 무기화학, 기계, 방산 등 핵심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글로벌은 ‘소재’에 역량을 모으고 글로벌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글로벌은 지난 3월 약 14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미국 ‘REC실리콘’의 지분 12%를 인수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소재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글로벌은 이를 활용해 이차전지·반도체 등 고부가 소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에서는 REC에서 생산한 실리콘 가스를 활용해 이차전지 음극재 제조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며, 반도체 소재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증착/에칭/세정용 소재 공급과 직판 추진/포트폴리오 확장 등의 고부가 판매구조로 전환할 예정이다.

 

미국 조지아주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 전경.(사진=한화)

㈜한화/모멘텀은 ‘장비’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차전지·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공정 장비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모멘텀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LED 칩 마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정밀기계와 결합해 고부가 첨단 공정장비를 보유한 업체로 변신한다는 것.

㈜한화는 두 회사의 역량을 더해 친환경 에너지 공정 장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공정장비 전문업체로 나아가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 톱10’ 목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방산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합병하며, 자회사 한화정밀기계와 한화파워시스템은 각기 ㈜한화와 한화임팩트에 매각하는 등 인수·합병을 통해 ‘디펜스 글로벌 톱10’ 기업이 된다는 계획이다.

안으로는 각 계열사가 가진 육·해·공·우주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내고, 밖으로는 각 계열사가 열어놓은 해외 판로를 결합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유일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 제작 기술을 가진 항공·우주 전문기업이며, 지난달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모든 엔진을 제작한 기업이다.

또, 이번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한화/방산은 우주 발사체 연료기술·항법장치·탄약·레이저 대공무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합병 예정인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와 원격사격통제체계·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기술, 5세대 전투장갑차 레드백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엔지니어들이 누리호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두 회사와의 결합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디펜스 솔루션 기업’ 이른바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록히드마틴은 미국의 세계 최고 방위산업 기업으로 미국의 군용기 제조사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가 1995년에 합병해 탄생했다. 전투기, 지상 무기에 항공 우주까지 아우르는 기술을 보유했으며 미국 3대 항공우주산업체이기도 하다.

기존에 미국·영국·독일 등 북미·유럽 중심이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판로 또한 크게 넓어지게 됐다. ㈜한화/방산과 한화디펜스는 호주·튀르키예·인도·이집트 등 8개국에 K9 자주포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 장갑차를, UAE에 천궁 발사대 등을 수출해왔다. 이들 수출국을 더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개에 육박하는 수출길을 확보하게 된다. 넓어진 수출 판로와 다양한 제품을 보유한 종합방산 회사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방산 패키지’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산업과 도심항공교통 UAM 산업에 진출하는 한편, 각종 무인화 자율주행 기술 및 에너지 저장 기술, 전장상황 인식 기술 등 차세대 핵심기술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이번 개편을 통해 ㈜한화는 ESG와 고부가 가치 사업을 바탕으로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육·해·공·우주 기술을 모은 국가대표 글로벌 종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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