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핫] 금호석유화학 ‘3세 경영’ 시대 열렸다…‘조카의 난’ 사실상 끝

정의식 기자 2022.07.29 09:36:26

4번째 주총 표대결도 회사 측 ‘압승’
‘오너 3세’ 박준경, 압도적 지지받아
뛰어난 실전감각…역대급 실적 주인공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사진=금호석유화학)

최근 금호석유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준경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통과하자 2년여간 이어진 ‘조카의 난’이 마침내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의 관심은 ‘3세 경영 시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박 부사장의 능력과 비전에 맞춰지고 있다. 과연 박 부사장은 금호석유화학의 새 시대를 이끌 수 있을까. (CNB뉴스=정의식 기자)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이 종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와 금호석유화학 현 경영진이 벌여온 4번째 주총 표대결에서도 회사 측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회사 측이 제기한 박준경 부사장(영업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선임안이 압도적 찬성표를 얻으며 승인됐다. 총 발행 주식 3029만5844주 중 표결에 참석한 주식 수는 1540만6049주였는데, 이 중 박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안에 1212만5890주가 찬성해 약 78.7%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3월 25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은 “주주 박철완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 약 10%를 제외하면 99%의 의결권 지분이 회사 측 안에 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6.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물론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대다수 기관들이 회사 측 안에 찬성 입장을 밝혀 대세를 장악한 반면, 박철완 측의 반대의견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서스틴베스트, 경제개혁연대 등의 동조를 얻는데 그쳤다.

그 결과 회사 측은 지난 해 열린 두 차례의 주주총회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 이어 이번 임시주주총회까지 총 4번의 표 대결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어올 수 있었다.

 


박철완 ‘완패’…분쟁 동력 상실



그렇다면 이번 임시주총을 마지막으로 금호석유화학의 숙질 간 경영권 분쟁, 일명 ‘조카의 난’은 일단락된 것일까? 업계의 의견은 갈리지만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그동안에도 박철완 전 상무 측의 주장이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번엔 아예 1% 수준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면서 “워낙 압도적 표차이라 박 전 상무 측이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동력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금호석유화학)

실제로 최근 몇 달간 금호석유화학의 주가가 하락세를 유지해 주주들의 불만이 높았던 시기였음에도 주주들은 현 경영진에게 압도적 신임을 몰아줬다. 반면, 박 전 상무는 30%에 가깝던 지지를 얻었던 ‘조카의 난’ 초창기와 달리 주주들의 지지가 바닥까지 내려앉은 상태라 더 이상 꺼낼 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불씨가 남아있다는 견해도 있다. 박 전 상무가 여전히 지분 8.58%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고,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하면 약 10.03%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심각한 실적 악화나 오너 리스크 같은 부정적 이슈가 발생한다면 틈을 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승부사‘ 박준경, 새 바람 일으킬까



한편, 업계의 관심은 이번 임시주총의 최대 승자인 박 부사장이 새로 합류한 이사회에서 어떤 활약으로 3세 경영을 이끌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박 부사장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으로 1978년생이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계 기업에 근무하다 지난 2008년 금호타이어 회계팀 차장으로 입사했으며, 2010년 2월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팀장(부장)으로 재직하다 상무, 전무를 거쳐 지난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7.2%를 보유한 2대주주로, 지난해 5월 박찬구 회장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한 터라, 이번 이사회 합류로 유일한 오너가 출신 이사회 임원이 됐다.

 

NB라텍스 재질의 의료장갑을 들여다보는 금호석유화학 연구원.(사진=금호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박 부사장이 이미 상당한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동안 해외 합성수지 사업부문 임원을 지내며 영업 네트워크를 늘려왔고, 최근에는 회사의 실적을 견인한 ‘NB라텍스’ 생산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

NB라텍스는 의료용 고무장갑의 원료로 사용되는 소재인데, 최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글로벌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도 관련 매출이 급증했지만, 코로나 이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많아 생산능력을 확대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

이때 박 부사장은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리고 2560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했다. 그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428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 덕분에 금호석유화학은 연간 71만톤의 NB라텍스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35%로 세계 1위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CNB뉴스에 “(박 부사장이) 영업 부문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현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실전 감각을 익혀 온 만큼, 향후 회사가 유기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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