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아재냄새 나더라도 듣겠다” 이재명의 ‘매타버스’ 따라가보니

부울경에서의 2박3일...가는 곳마다 환영 인파 물결

심원섭 기자 2021.11.15 10:44:4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2일 울산시 중구 울산중앙전통시장을 방문,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부터 2개월간 매주말 전국을 순회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활동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컨벤션 효과로 인한 지지율 답보 상태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CNB가 매타버스의 첫 주말을 스케치했다. (CNB=심원섭 기자) 

 

매타버스 첫 방문지는 울산전통시장

 

‘매타버스’의 첫 방문지는 울산 중앙전통시장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저녁 이곳을 찾아 시민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눴다. 

 

첫행선지를 울산으로 정한 것은 민주당 열세 지역인 부울경 지역을 집중공략하기 위해서다. 또 전통시장을 찾음으로써 민생후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발디딜틈없이 운집한 인파들 속에 둘러싸여 최근 낙상사고로 입원한 부인 김혜경씨가 좋아한다며 뻥튀기를 구매하고 “장모님께 선물하려고 한다”며 신발을 샀으며, 정육점과 옷가게를 차례로 들러 쇼핑을 마쳤다. 구매비용은 전부 지역화폐를 사용했다.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 지급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2일 저녁 부산 광복동 BIFF 광장에서 몰려든 시민들에게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으로 이동..."이재명 왔다" 인산인해 

 

이어 이 후보는 부산으로 이동해 다큐멘터리 영화 ‘1984 최동원’을 관람하기 위해 광복동 비프(BIFF)광장에 도착했으나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지지자 등 시민 수백여 명이 몰리면서 폭 15미터, 길이 70미터 광장이 인파로 덮여 앞으로 걸음을 내딛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열렬한 환대에 놀란 이 후보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손을 건네며 감사를 표시했으며, 특히 시민들의 기념촬영 요구에 대부분 응하면서 다음 예정지인 영화관으로 가는 걸음이 더 느려지는 가운데 경호팀이 적극적으로 공간 확보에 나서자 도리어 이 후보가 시민들의 접근을 막지 말고 보장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모여든 시민들을 향해 즉석연설을 통해 최근 언론의 부정적 보도를 지적하며 지지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러한 메시지를 끝으로 영화관으로 들어가 ‘1984 최동원’을 관람했다. ‘1984 최동원’은 1984년 극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끌어냈던 부산의 상징적인 인물인 롯데자이언츠 ‘무쇠 팔’ 투수 고 최동원 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부산 청년들과 매타버스에서 '국민반상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찍고 마산...지역청년들과 반상회

 

이날 부산에서 1박을 한 이 후보는 다음날인 13일 부산 유엔 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스타트업·소셜 벤처인과 간담회’ 행사를 진행했으며, 오후에는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버스 안에서 지역청년 4명과 함께 ‘국민반상회’를 진행하는 등 부산지역 2030 표심을 구애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아재(아저씨)’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오늘 얘기로 끝낼 게 아니라 가능하면 정책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창원으로 넘어온 이 후보는 마산 어시장에서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나누며 바닥 민심 훑기에 나섰으며, 특히 지지자와 시민들이 ”이재명은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자 이 후보는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창문 밖으로 양쪽 엄지를 치켜세워 보이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가 거제 옥계해수욕장에서 차박(차량캠핑)을 함께 하며 ‘명심캠프’를 열고 있다. 

그리고 이날 저녁 거제 옥계해수욕장을 찾은 이 후보는 예비부부를 만나 요즘 젊은 세대에 인기가 있는 차박(차량캠핑)을 함께 하며 ‘명심캠프’ 토크쇼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최근 낙상사고를 당한 아내 김혜경 씨와 즉석에서 깜짝 통화도 했다.

 

부울경 마지막날, 대우조선해양과 KAI 방문 


부울경에서의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매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아 노사 양측과 각각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청취하면서 고용 안전이나 지역 경제 타격 등 노조와 시민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사측의 보완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서로 이해하고, 역할을 분담하면서 공존이 발생하고 거제도 살고 울산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고, 조선산업도 사는 방법을 어렵긴 하지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곧바로 사천으로 넘어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찾아 KAI의 청년 연구원들을 만나 ‘MㅏZㅏ요(마자요) 토크쇼’도 진행하명서 항공우주산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남 지역을 항공우주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강조하는 등 거듭 2030 청년층 공략에 공을 들였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는 2박3일간의 부산울산경남 일정에서 선심성 공약 남발 없이 경청에만 집중했다“면서 ”특히 대규모 가두연설이나 세(勢) 과시형 지역공약 발표 없이 현장에서 만난 지역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재명표’ 밑바닥 민심 행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CNB=심원섭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2일 광복동 영화관에서 영화 "1984 최동원"을 관람하기 전 영화관 앞에서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와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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