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핫] 이낙연 지지층 다수 "윤석열 밀겠다"...민주당 내홍 여전

‘지지층 이탈’ ‘적전분열’ 경고음

심원섭 기자 2021.10.15 11:38:13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칩거에 들어간 뒤 나흘 만인 지난 14일 공식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 지사와의 ‘원팀’ 구성 방안 등 기자들의 현안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 대선 경선 후유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빌딩에서 비공개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동지들에게 상처 주지 말아야 한다. 일시적으로 경쟁할 수 있지만, 다시 우리는 하나의 강물이 돼야 한다”면서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 일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격정적인 표현까지 사용해가며 감정의 앙금을 감추지 않았다.

전날 경선 승복을 선언한 이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당내 다른 후보 측의 비난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해단식은 설훈·박광온·전혜숙·최인호·신동근·김철민·박정·오영환·이영훈·양기대·윤영찬·배재정 등 캠프 인사를 비롯해 60여명이 행사장에 자리한 가운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사를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온 이 전 대표는 지지자가 건네준 꽃다발 두 다발을 머리 위로 번쩍 들고 만세 자세를 취하기도 했으나 ‘원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날 것인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오늘은 아무런 할말이 없다”고만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특히 당무위가 이 전 대표측이 ‘무효표 처리’ 취소 요구를 이른바 ‘박수 추인’으로 기각한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문자 항의에 대해 “일베 수준”이라고 작심 비판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인 권리당원 김진석 씨(오른쪽)가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경선 내홍에 따른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1~12일, 전국 성인 2천2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이 지사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2%에 불과한 반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겠다는 응답은 40%가 넘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낙연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14일 해단식 직후 CNB뉴스 기자와 만나 “소위 당 대표라는 사람이 당내 지지자들을 향해 망언을 일삼는데 내년 대선에서 이길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해서 원팀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도 지난 13일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이낙연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을 공개 비판하는 브리핑을 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중앙정치를 해왔지만 당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사람이 당내 인사를 상대로 논평을 내는 경우는 못 봤다”면서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원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NB=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