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위대한 분이 있는 한 한일 관계 괜찮다”… 전 한국 주재 日무관이 본 백선엽

김한준 기자 2019.07.22 15:53:54

백선엽 예비역 대장.(사진=문예춘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전 한국 주재 일본 무관이 때아닌 ‘백선엽 찬양론’을 펼쳐 화제다.

22일 일본의 정치매체 문예춘추에는 1990년부터 1993년까지 한국에서 방위주재관으로 근무했던 후쿠야마 타카시가 ‘문재인, 위안부, 징용공… ’반일‘만 한 건 아니다. 98세 한국 군인과 일본을 잇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전설의 한국군 대장, 백선엽’과의 일화를 소개한 기사가 게재됐다.

후쿠야마는 “한국 정부의 반일 정책에는 강한 분노를 느끼지만, 이런 때일수록 쿨다운을 위해 어느 위대한 한국 군인을 돌아본다”며 “그런 위대한 분이 있는 한 한일 관계는 괜찮다는 자기 암시를 건다”며 백선엽을 소개했다.

그는 “구 일본군의 유명한 장교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백 장군은 1941년 만주 군관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이지만 마치 옛 일본 육군의 장군을 대하는 느낌을 준다”고 언급한 후, “반일 감정이 남아있는 한국에서 역대 방위 주재관이 백 대장의 신세를 졌다. 이른바 ‘강력한 후원자‧후견인’의 역할을 맡았다”고 극찬했다.

특히 그는 “실전 경험이 없는 자위대가 유사시에 정말 싸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백선엽이 “한국전쟁에서 육군 장병들 대부분이 실전 체험이 없고, 특별한 교육훈련을 받지 않았지만 도망칠 수 없는 상황에서 잘 싸웠다”며 “육상 자위대는 창대 이후의 노력으로 장비는 물론 교육도 한국전쟁 당시 육군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완성됐다”고 격려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백선엽이 1960년대 한일 국교 정상화 과정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1970년 일본 적군파의 요도호 납치사건에서도 일본인 인질 구출을 돕는 등 일본 입장에선 ‘가장 신세지고 있는 외국 군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후쿠야마는 “한일 관계는 현재 미움이 미움을 낳는 마이너스 나선형으로, 현재 문재인 정권의 대일 정책에 커다란 의문을 품고 있지만, 큰 은혜를 준 백 대장의 모국 한국을 미워하지 않고 항상 경계하고 있겠다”며 “한일 관계가 하루빨리 마이너스 나선에서 벗어나는 것을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백선엽 예비역 장군은 1920년생으로, 만주국 육군군관학교 제9기로 졸업, 만주국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으며, 1945년 해방 이후 월남해 한국전쟁 당시 장군으로 참전, 제1사단장으로 승진했다. 1960년 퇴역 이후에는 박정희 정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에는 충주비료 사장,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호남비료 사장 등 기업인으로 활동하며 인천지역에서 선인재단을 설립, 여러 사립학교를 운영했다.

과거 자신의 친일 행적에 대해 “우리가 독립군을 토벌했기 때문에 한국의 독립이 늦어진 것도 아니고, 우리가 독립운동을 했더라도 독립이 빨라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식으로 변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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