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경제성장률, 하반기 2% 중후반 회복 전망”…86분간 ‘진솔한’ 대담

'박근혜·이명박 사면' 등 난감한 질문에 한숨도

심원섭 기자 2019.05.10 09:17:07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저녁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한 것에 대한 질문에 “걱정되는 대목이지만 우리 목표는 적어도 2.5∼2.6%다. 앞으로 더 만회해 가야 한다”면서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다.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인 2% 중후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저녁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한 것에 대한 질문에 “걱정되는 대목이지만 우리 목표는 적어도 2.5∼2.6%다. 앞으로 더 만회해 가야 한다”면서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다.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인 2% 중후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가 크게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 부분에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G20이나 OECD 국가 중 한국은 상당한 고성장 국가이고, 이례적으로 경기가 좋은 미국 다음으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고르게 소득 배분이 되지 않아서 아직도 양극화가 심각한 점이나 고용증가가 주춤해진 것 등은 정부도 똑같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활력 제고 행보로 삼성전자를 방문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분야 133조원을 투자하는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며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벤처기업 누구든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또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는 중이라는 점이 부담이 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재벌성장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그런 것(부담되는 것) 아니냐는 두 가지 반응을 예상했다”며 “그렇게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재벌을 만나면 친재벌이 되고, 노동자를 만나면 친노동자 되나”라며 “그날 방문을 앞두고 국무회의에서는 대기업 오너들이 횡령·배임 죄를 저지르면 경영권을 가지지 못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이를 반 재벌이라고 한다면 그런 것은 상투적인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재판을 앞두고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이) 봐주는 것 아니냐,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 있을 수 있지만 재판은 재판이고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면서 “그 논리라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은 다 봐주는 것인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더 엄중하게 수사받고 재판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문제로 여야가 대치국면에 있는 것과 관련해 “민생 법안이 많이 있고 추경 문제도 논의해야 해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며 “패스트트랙 문제로 여야 정치권이 이렇게 대치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일부서 야당이 ‘독재’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서는 “다수 의석이 독주하지 못하게 하고 야당이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못하도록 한 게 패스트트랙이라는 해법인데 그것을 독재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를 색깔론과 함께 '독재'라고 규정하는 것에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하면서 “극단적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정치적 행위라고 본다면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은 늘 있었으며, 다시 새로운 대화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저녁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은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9시56분까지 예정된 시간을 6분 넘겨 86분간 생중계로 진행됐으며, 비교적 진솔하게 각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최근 사회원로와의 간담회에서 ‘先 적폐청산 後 협치’ 원칙을 밝혔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 사회 일각에서 적폐 수사는 끝내고 통합으로 가자고 해 제 견해를 말한 것이며, 적폐 수사 재판은 앞의 정부가 시작해 우리 정부는 기획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수사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헌법 파괴적 일이라 그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날 대담은 오후 8시 30분부터 9시56분까지 예정된 시간을 6분 넘겨 86분간 생중계로 진행됐으며, 진행자의 소개에 이어 상춘재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의 소회에 대해 “먼저 국민께 감사 인사부터 드려야겠다”며 “국민은 촛불혁명이라는 아주 성숙한 방법으로 정권을 교체하고 저를 대통령으로 선택해주셨다”고 얘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비교적 진솔하게 각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판단을 묻는 말에 한숨을 쉰채 착잡한 목소리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한 상황을 보면 정말 가슴 아프다”면서 “저의 전임자분들이기 때문에 아마 누구보다 제가 가장 가슴 아프고 부담도 클 것”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TV로 시청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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