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4일 발생한 파주 운정·금촌·조리 일대 광역상수도 단수 사고를 둘러싼 피해 보상 논의가 다시 충돌했다. 단수사고 보상협의체는 지난 13일, 4차 회의를 열고 한국수자원공사에 생수 구입비 일괄 보상과 소상공인 피해 보상 계획을 이달 말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수자원공사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고 원인에 대한 공식 입장과 1차 보상 방안으로 생수 구입비 지급 계획을 설명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 실태, 보상 대책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공사가 제시한 보상안은 회의 시작부터 반발을 불렀다.
사고 당시 생수를 구입한 사실이 영수증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만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위원들 항의가 이어졌다. 회의는 2시간 넘게 이어졌고, 보상 범위와 방식, 공사의 책임 인식 등을 두고 질타가 쏟아졌다.
쟁점은 생수 구입비 보상 방식이다.
협의체 위원들은 단수 당시 시민들이 복구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생수를 확보하느라 영수증까지 챙기기 어려웠던 만큼, 신청 건별 증빙 중심 보상은 현실을 외면한 방식이라고 맞섰다. 단수로 인한 최소한의 생활 피해를 보전하는 취지라면 일괄 보상이 우선이라는 요구도 함께 제기됐다.
공사가 향후 책임 결과에 따라, 시공사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 가능성을 거론한 점도 반발을 키웠다. 위원들은 시민 피해 보상 논의 자리에서 내부 소송 문제를 먼저 언급하는 것은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상 대책 부재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협의체는 물 공급이 끊기면 영업 자체가 어려운 목욕업, 이·미용업, 세탁업, 요식업뿐 아니라, 화장실 사용이 어려워 수업을 중단해야 했던 학원과 체육시설 피해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생수 구입비 보상과 별도로 영업 중단과 매출 차질에 대한 조사와 보상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회의 말미에 협의체는 한국수자원공사에 사고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시민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이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의결했다. 요구안에는 생수 구입비 일괄 보상과 소상공인 피해 보상 계획이 포함됐다.
협의체는 수정안에 요구 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다음 회의는 열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후에도 보상 협의가 진전되지 않으면 관련자와 피해 보상 절차를 둘러싼 상급 기관 감사 청구, 시민 생존권 침해와 관련한 권익위 조사 청구 등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