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부진에 위기론 대두되자
지난해 말 인사에서 CEO 20명 교체
‘HQ’ 폐지해 계열사별 독립경영 강화
신동빈 회장 “경영 방침 대전환” 선언
수익성에 초점…질적성장 이룰지 주목
고공비행을 향한 2026년이 이륙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산업계는 흔들렸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롤러코스터 관세 정책을 비롯한 난데없는 돌풍이 예서 제서 불어왔기 때문입니다. 숱한 변수를 목도했기에 올해는 안정적 궤도 진입을 노리는 기업이 많습니다. 급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입니다. 병오년에는 붉은 말마냥 질주할 수 있을까요? 그 항로를 살펴보는 ‘이륙 2026(이공이륙)’, 바로 출발합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예견된 강수다. 주요 계열사들의 부진에 롯데그룹은 전환점이 필요했다. 지난해 말 진행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초강수를 둔 이유다. 전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을 교체하고 신임 임원은 81명으로 전년 대비 30% 늘렸다. 인적 쇄신을 신호탄으로 조직 혁신의 첫발을 뗀 것이다.
대대적 정비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9년간 유지한 사업총괄(HQ) 체제를 폐지했다. 그간 HQ를 구심점으로 유관 계열사의 공동 전략 수립과 사업 시너지를 도모해 왔다면 각 계열사 독립경영에 힘을 실은 것이다. 계열사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빠른 실행력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다.
수위 높은 메시지 “오만함 경계해야”
급변하는 롯데에 시선이 쏠린 건 지난달 15일.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사장단 회의)가 열린 날 ‘신(辛)의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실장,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화두를 던졌다.
신 회장은 “익숙함과의 결별 없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신 회장은 ‘질적 성장 중심으로의 경영방침 대전환’을 선언하면서 냉철한 진단과 전망을 내놨다. 그는 최근 둔화된 그룹의 성장세와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올해 경영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사업 경쟁력 강화다. 회의에서 사업군별 전략 리밸런싱(재조정)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진 배경이다.
식품은 핵심 브랜드 가치 제고, 유통은 상권 맞춤별 점포 전략을 통한 고객 만족 극대화, 화학은 정부 정책에 맞춘 신속한 구조조정 및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이 제시됐다. 또한 정보 보안 및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고강도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도 논의했다.
신 회장은 논의된 선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할 경영 방침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수익성 기반 경영으로의 전환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결정 △오만함에 대한 경계 및 업의 본질 집중 등이다.
선택과 집중의 시간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 대목도 있다. 신 회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기존 매출 중심의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투자 중심의 ROIC를 원칙으로 삼아 내실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명확한 원칙과 기준 하에 투자를 집행하고,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며 세부사항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특히 신 회장은 업의 본질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하며 고객 니즈에 부합되도록 끊임없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고객 중심의 작은 혁신들이 모여서 큰 혁신을 만들 수 있다”며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책임감을 갖고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