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1.08 12:13:48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재청구한 ‘내란수괴 혐의’ 체포영장이 법원으로부터 재발부돼 유효기간이 연장된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1차 집행이 실패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마지막 집행이라는 비상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처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현안 질의를 통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여 매우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하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3일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발부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대통령경호처의 강력한 저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영장집행 착수 5시간여 만에 철수하는 바람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오 처장이 일부러 수사를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심지어 야권으로 부터는 ‘바보 공수처장, X맨 공수처장’이라고 뭇매를 맞기도 헸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인 오 처장은 “사법부에서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은 판사의 명령장으로 인식되며, 명령을 집행하는 것은 검사의 정당한 업무 집행이고, 어떤 이유에서도 방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며, ‘공수처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집행 경과에서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이어서 오 처장은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다시 사과 하라’는 요구에 “경호처의 경호를 빌미로 영장 집행이 무산됐다.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서 법치주의가 훼손된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에게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지난 6일로 만료됨에 따라, 체포영장 기간을 연장 신청한, 내란수괴 혐의 체포영장을 이날 다시 발부해 유효기간이 연장됐다.
앞서 청구했던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7일이었으나, 체포 과정의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는 이보다 유효기간을 늘려 잡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참여하는 공조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공조본이 피의자 윤석열에 대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이 이날 오후 발부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체포영장이 다시 발부됨에 따라 공수처는 경찰 국수본과 협의를 통해 조만간 다시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수처 이재승 차장은 최근 출입기자단과 만나 “지난 3일 체포영장 1차 집행에 실패한 이후 경찰 국수본과 2차 집행 시기와 방식, 협조 체계 등에 관한 실무 논의를 해왔으며, 특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도 경호처의 영장 집행 협조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며 전날(5일) 낮 12시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오동운 공수처장도 최 권한대행과 소통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차장은 “더이상 답을 기다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따라서 경찰의 영장 집행 전문성, 현장 지휘체계 통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수본에 집행을 일임해야 신속하고 효율적인 절차 진행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차장은 “(체포영장 집행 현장에서) 공수처의 역할은 영장을 제시하고, 피의자실 요지나 체포 이유, 권리를 고지한 뒤 신병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그 정도 역할은 경찰에 영장 집행 일임을 통해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