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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국회의장,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 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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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4.11.20 11:31:30

우원식 의장, 여야에 ‘채상병 국정조사’ 의견 수렴 공문 발송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25년 만에 야당 단독 국정조사 가능성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회동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채상병 특검법’이 세 번 폐기되는 등 사건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 채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에 대한 공식 의견을 묻는 공문을 여당과 야당에 각각 발송했다. 우 의장이 직접 국정조사 가동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 의장은 19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에 채상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와 관련된 의견 조회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으며, 답변 시한은 ‘11월 21일 오전 중’으로 못 박았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가 채상병 국정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묻는 절차를 오늘부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우 의장이 여러 차례 구두로 의견을 물었지만, 이제는 공식적인 단계를 하나씩 밟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 의장은 양당의 공식 답변을 접수한 뒤에도 여야 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특히 양당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위원 추천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에 따라 여당이 반대할 경우, 야권 단독의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는 채상병 국정조사 가능성에 대해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게 가장 좋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제는 여야 합의를 계속해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21대 국회 때부터 순직 해병대원 국정조사를 요구해왔으나 21대 국회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채 상병 특검법’이 무산되자 지난해 11월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며, 22대 국회 들어서도 지난 6월 다시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고 여당에 합의 처리를 촉구해왔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제출한 특검법도 지난 7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되자 야권에선 “국정조사라도 하루빨리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이에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채 해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도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지도 다섯 달을 꽉 채웠다. 계속 미룰 수는 없다”고 이날도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우 의장에게도 국정조사 실시를 거듭 요청했다”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채 해병 특검에 찬성입장을 보였던 만큼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반대할 명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정감사‧조사법에 따르면 국회는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에 따라 특별위원회나 상임위원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조사특위를 구성하거나 상임위에 회부해 조사위원회를 확정한다. 그러나 그간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강하게 반대하자 우 의장도 “여야 합의 없이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상임위에서도 청문회를 깊이 있게 했다”며 “국정조사 강행은 거대 야당의 횡포로서 필요성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국민의힘으로서는 국정조사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현행법에 따라 조사특위는 교섭단체 의원 수 비율에 따라 구성하지만, 특정 교섭단체가 조사에 참여하기를 거부할 경우 해당 정당의 의원은 제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야당 단독으로 조사특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므로 국정조사 제도 도입 이후 여야 합의 없이 국정조사가 진행된 경우는 지난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유일하다. 당시엔 여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의 전신)와 자유민주연합이 야당인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을 배제하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어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극구 반대한다면 25년 만에 야당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 의장은 최근 주변에 “사건 진상규명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요구가 너무 크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실제로 올해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는 순직 해병대원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꾸준히 6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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