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측 “이준석, 공천 전날 메시지 보낸 의도 수상…악의 축” 총구 돌려
이, 검찰 소환 방침에 “내가 아니라 尹대통령이 공천개입” 폭로 예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자신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발표 전날 명씨에게 ‘당시 (윤) 당선인이 김 전 의원을 경선해야 한다고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과 관련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전달해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1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는 명씨 법률대리인의 주장에 대해 “(휴대전화를 두 차례 바꿔)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남아있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명씨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2022년 5월9일 오전 0시20분께 이준석이 먼저 명씨에게 ‘윤(대통령)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한다던데’라는 취지의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그래서 당시 김영선 예비후보 캠프에 있던 명씨가 당일 오전 10시께 대통령과 통화를 해서 확인을 한 것이고 해당 통화 녹음이 바로 민주당이 폭로한 녹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이 의원 관련 메시지가 논란이 된 시점은 지난 2022년 5월9일로서 이날은 윤 대통령의 취임식 및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 명단 발표 바로 전날로서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당일 새벽 0시20분쯤 명씨에게 “윤 당선인이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선을 치러야 한다더라”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이에 명씨는 “전략공천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확인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리고 날이 밝자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이뤄졌으며, 그 통화는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폭로한 윤 대통령과 명씨의 ‘육성 녹음’이다. 윤 대통령은 녹음에서 명씨에게 “김영선이를 (공천)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명씨는 “진짜 평생 이 은혜 잊지 않겠다.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가 끝난 후 다시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이) 윤상현(당시 공천관리위원장) 의원에게 전화해 김영선 전략 공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뒤 윤 대통령에게도 “김영선 공천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한 뒤 이튿날 김 전 의원의 공천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 명씨측 김 변호사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이 의원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사악하고 영악한 불공정의 상징”이라며 “악의 축”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이 의원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이 의원은 “반추해 생각해보면 공천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횡행했다. 명태균 사장이 본인이 대통령에게 얘기해서 공천을 받는 것처럼 알고 있어서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얘기가 나왔다면 공관위 쪽에 전해 듣기라도 할텐데 그런 기류가 없었기 때문에, 공관위는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절차로 진행한다고 들어서 (명씨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전달해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공천 확정 하루 전날이라 경선을 할 수 없는 시점인데 왜 그런 문자를 보냈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선을 할 수 없다는 건 안심번호 경선할 수 없다는 것이고 우세지역 같은 경우 막판에 유선전화 경선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공천이란 게 파란만장 하기 때문에 김영선 단수(공천) 준다든지 이런 분위기가 확인된 게 없어 가지고 전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명씨가 잘못 알고 있어서 얘기해준 것이라는 건 윤석열 당선인과 소통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만약 그런 낌새가 있었으면 어떻게든 인지를 했을 것”이라며 “공관위에서 저한테 전달한다든지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의원은 ‘특정인에게 들은 게 아니고 전언을 전달한 것인가’는 질문에 “윤상현 공관위원장과 2022년 5월7일~9일 무렵 창원 의창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렇다. 결과적으로 틀린 말이었잖나. 저도 공관위에다 직접적으로 이걸 물어볼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자신이 명씨를 이용하다가 녹취 사태가 불거졌다’는 명씨 측의 주장에 대해 “명태균측이라고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에 대해서 아주 공격적으로 임하는 한 변호사가 하고 있는 것”이라며 “명씨가 변호인을 잘못 골랐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혹시라도 검찰에서 조사를 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얘기해줄 의향이 있다”고 검찰 소환시 폭로를 예고하면서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어떤 이유로 이름이 나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