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수사 안 하나” vs 與 “민주당과 협업하나”
‘임성근 구명로비·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진실공방
국민의힘, ‘공수처 폐지론’까지 언급하며 야당과 충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4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강하게 충돌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대선 여론조사 의혹 수사를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한 공수처 수사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해 “민주당과 협업관계인가”라고 비판하면서 공수처 폐지를 공개 주장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이른바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당사자인 명 씨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사람이 윤 대통령에게 3000개 내지 5000개의 샘플조사를 보고했고 3억 6000만 원을 청구했지만 돈을 못 받았다고 한다. 이러면 정치자금법 위반 아닌가”라고 오동운 공수처장을 추궁하자 오 처장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하자, 서 의원은 “당당하게 (수사) 하라. 이제 얼마 안 남았다”라고 압박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명태균과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해서 창원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데, 작년 12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최초로 고발했지만 올 9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압수수색이 들어갔다.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공수처에서 윤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함께 (명태균 여론조사의) 조작 의혹까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오 처장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명 씨에게 빚진 개인 채무 3억6천만원”이라며 “대통령이 (3억6천만원이 들어간 대선 여론조사를) 뇌물로 받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면 ‘수뢰 후 부정처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검찰이 대통령 눈치 보면서 하지 못하는 수사, 이것을 해야만 검찰을 넘어서는 연방검찰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라며 ‘김건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공수처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증거품인 명품가방에 대한 검찰의 분리 처분에 대해 “(검찰이 이를 폐기하면) 공수처가 이것을 압수해야 된다”며 “만약에 검찰이 (명품가방을) 폐기처분하고 그때까지 압수를 못할 경우, 공수처장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성윤 의원도 “공수처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대부분의 사건을 각하·이첩하고 있다”며 “검찰로 사건을 이첩하면 검찰에는 아시다시피 윤석열 사단이 진을 치고 있다. 거기서 과연 윤석열, 그리고 김건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공수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명품가방’ ‘공천개입’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언급하며 “윤석열·김건희 사건 증거자료를 제대로 확보한 것이 있나” “김건희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려라, 확실하게 수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공수처의 출범 배경이나 예산 대비 업무 산출량, 수사 편향성 등을 고려하면 기관의 존속 여부에 의문을 갖게 된다”며 “그간 기소된 사건은 4건으로 1년에 1건 기소하고 예산은 200억원이 든다. 이 비용이면 마약수사청을 만드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어 곽 의원은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인지 공수처가 수사를 안 했으면 하는 것 같다”면서 오 처장을 향해 “민주당과 협업 관계냐”라고 따졌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도 “작년 2천400건을 접수한 공수처의 공소제기는 0건이었다. 2022년 3월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후 총 6천7건 가운데 4건만 공소제기했다"며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공수처는 이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역시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는 ‘민주당 고발수사처’라는 말을 들어왔다”면서 “그런데도 공수처가 보여준 것은 무능력한 수사였다. 한 가지 잘하는 것은 수사상의 기밀 누설이었다”고 지적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