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임종석 ‘北과 두 국가론’에 “당론과 달라” 선 긋기
김민석 “DJ였다면 北김정은에 동조 안했을 것” 우회 비판
임 “활발한 토론 일어날 계기 되길...지금부터 논의 시작”
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북한과의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론과 다른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25일 오후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북한과의 두 개의 국가론을 주장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 강령과 맞지 않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이라며 “평화통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그동안 정치적 합의와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당론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지난 정부 주요 인사의 급작스러운 두 국가론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 아닌가”라고 비판하는 등 임 전 실장의 주장을 비난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하지 말자.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정치권 파장이 이어졌으나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러다가 한 시민이 임 전 실장의 주장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연상된다며 고발했다.
그러자 80년대에 같은 ‘운동권 스타’로 평가받았던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돼야 한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할지언정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임 전 실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남북 양쪽에 흩어진 혈육과 인연을 영영 외국인 간의 관계로 만들자는 설익은 발상을 던질 권리는 남북 누구에게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북한뿐 아니라 남한에서도 ‘두 국가론’을 언급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 전 실장은 26일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두 국가론’이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선을 그은 민주당의 입장을 두고 “통일에 대한 지향은 헌법 정신에 남기고 미래세대에 넘겨주자는 것이 (헌법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 내에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면 좋겠다. 한반도 상황을 걱정하고 평화 정착을 고민하는 사람은 적어도 제 고민의 요지에는 동의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민주당이 두 국가론에 선 긋는 모습이 서운한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다. 일부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오히려 논의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