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난 5월 발표한 '시민 불편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장기 도시계획 규제 전면 개편안'의 후속 조치로 '2030년 부산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을 공개하고, 오는 26일부터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재정비안이 이미 수립된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도시 장기발전 방향을 도시공간에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 중기계획으로, 2022년 6월 관련 용역에 착수한 이후 현재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비안은 장기간 지속된 도시계획 규제로 인한 시민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도시 여건 변화에 따른 합리적 규제 완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고도지구와 같은 대표적인 장기 규제에 대해 도시 경관과 환경 변화에 따른 실효성 상실 및 약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할 계획이다.
고도지구는 망양로 등 원도심 주변 8곳과 충렬사 등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 주변 23곳을 포함해 총 31곳이 지정돼 있다. 최초 지정 이후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으나, 주변 고층 건축물의 건립 등으로 인해 지정 목적이 약화되거나 훼손되고 있으며, 장기 규제로 인한 형평성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고도지구별 현황과 차폐도, 경관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지정 목적의 훼손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해 존치, 해제, 완화 여부를 결정했다.
그 결과, 고도지구 유지의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해제 시 도시경관 훼손 우려가 적은 동구 수정동 일원의 ‘수정1·2·3지구’, 서구 서대신동 일원의 ‘서대신지구’ 총 4개 지구에 대한 해제안을 포함했다. 다만 수정1·2지구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북항재개발 연계 수정축 일원 개발사업’의 시행 시기와 연계해 해제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경제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주시민아파트 일대 고도지구의 경우, 주택 노후화 등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함을 고려해 고도지구 높이 제한은 유지하되 정비사업과 연계해 제한 높이를 완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중구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인 부산진성, 수영사적공원, 충렬사 일원 고도지구에 대해서도, 이중 규제 및 상이한 높이 제한으로 재산권이 과도하게 제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렬사 남측 지역은 기존 고도제한 21m에서 27m로 완화하고, 수영사적공원 고도지구는 해제, 부산진성 일원 고도제한은 10m에서 12m로 완화했다. 이와 함께 서구 서대신동 시약산 자락 일원, 영도구 청학동 봉래산 자락, 부산진구 개금동 엄광산 자락의 고도지구도 완화 방안을 적용했다.
두 번째로, 건축법 등 관계 법령 개정에 따라 재건축이 어려운 자연녹지지역 내 아파트 부지에 대한 용도지역을 변경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30년 이상 된 아파트 99곳이 포함된 이 지역은 그간 용적률 제한과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시는 난개발을 방지하면서 용도 제한을 완화해 ‘제2종전용주거지역’으로 변경하고, 정비사업 추진 시 녹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했다.
세 번째로는, 의료시설 확충이 어려운 공공 및 민간 종합병원 부지에 대해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용적률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필수 의료시설을 강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공공 필수 의료시설의 확충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도시계획적 지원을 통해 응급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네 번째로, 역세권 상업지역 내 청년층 임대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희망더함주택’ 건축규제 완화계획도 포함됐다. 이 주택은 상업지역 내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아파트로, 시는 부산만의 특화된 경관 형성을 위해 일부 구간에 한해 건축디자인 혁신계획을 적용해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공공 분야 정책사업의 개발 및 운영 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북구 신청사 부지, 수영구 복지하나로센터 부지, 기장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부지 등에 대한 용도지역 변경안을 담았다. 이 외에도 개발 가용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용도지역 변경, 불합리한 용도지역 조정, 공유수면 매립지 용도지역 지정, 공원 해제 지역 관리 방안 등도 포함됐다.
부산시는 이번 재정비안에 대해 오는 27일 오전 11시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며, 9월 26일부터 10월 29일까지 부산역 광장 내 유라시아플랫폼(110호실)과 구·군 도시관리계획 담당 부서에서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부산도시계획 아고라를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으며, 의견 수렴 후 관련 기관 협의 및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재정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