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전 의원, ‘폭로 거래’ 시도
이준석 “비례 1번 요구 근거 없어”
김종인 “1·3번 달라했지만 묵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에서는 이를 ‘정치 게이트’로 규정하고 특검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정치권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 인터넷매체는 19일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하는 조건으로 개혁신당 측과 비례대표 공천을 논의했다”는 주장을 한데 이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며 관련 정황이 담긴 음성파일을 공개해 정치권의 파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공개된 음성에 따르면, 경남 지역 정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명태균 씨라는 사람이 지인 ㄱ씨에게 “사모(김 여사)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 그래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끝났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매체는 “ㄱ씨는 당시 통화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을 약속받은 내용”이라고 밝혔으며, 실제로 통화 이튿날인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고 같은 날 오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이 4‧10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29일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당시 개혁신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신당 입당 및 비례대표 공천이 논의하면서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비례대표 1번’을 요구했으나, 이 의원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이후 이 의원이 아닌 다른 개혁신당 관계자가 김 전 의원 측과 논의해 김 전 의원이 직접 폭로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개혁신당 비례대표 3번을 주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당시 개혁신당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과 이 의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전 의원의 공천개입 의혹 폭로 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제시’(라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그건 김 전 의원 측의 기대와 요구였고, 개혁신당 측에서는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 의원은 “당시 김 전 의원이 주변에 이야기한 것에 비해 폭로 내용이 완결성이 없을뿐더러 대중적으로 논란이 있는 김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어서 거부됐다”면서 “김 전 의원이 따로 공천관리위원장께 계속 안 되는 것을 요구하느라 공천관리위원장과 가족까지 상당한 불편을 겪으신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종인 전 공관위원장도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과 이 의원 등이 칠불사에서 만났는지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도 “김 전 의원이 나를 찾아와 비례대표 1번, 3번(을 달라) 이야기를 듣긴 들었으나 내가 거기에 대해서 일체 반응을 안 하니까 (김 전 의원이) 나한테는 포기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김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비례대표를 원하신다는 말씀들은 들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는 반대했던 것만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매체는 경남 지역 정가에서 활동하는 명 씨라는 인물이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공천 관련 정보를 접했고, 김 전 의원의 지역구 이동과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 논의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재보선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보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