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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가 대통령"... '의혹 잔치' 된 국회 대정부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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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4.09.10 11:40:28

박지원 “국민은 '김건희 대통령'” 

한덕수 총리 “가짜뉴스 선동” 격앙

두 사람 20년 인연, ‘언쟁’으로 얼룩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들은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고 말하면서 ‘권력자 1위가 김건희’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 총리는 아직 못 듣고 있다” vs “그것은 완전한 가짜뉴스고, 선동이다”

‘정치 9단’이라는 평가를 맏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9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 ‘4·10 총선 개입 의혹’ 등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라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맞받아친 답변내용이다.

박 의원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에게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가 누군가”라고 질의하자 한 총리는 “우리나라에, 민주공화국에, 권력 1위라는 게 있겠느냐. 모두 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답변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런데 왜 김건희 여사 앞에만 서면 여당도, 검찰도, 경찰도, 국민권익위원회도, 방송통신위원회도, 감사원도 작아만 지나”라고 지적하면서 “(윤)대통령께서 (김)여사만 싸고 돌기 때문 아니겠는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1942년생으로 현역 의원 중 최고령인 박 의원은 1949년생으로 현역 국무위원 중 최고령인 한 총리보다 7살 연상으로 지난 2002년~2003년 김대중 정권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바 있는 20여년 인연에도 불구하고 이날 이같은 언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먼저 박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석 하실 때 스크린쿼터제(1년에 일정 일수 이상 국산 영화를 상영토록 한 제도)를 얼마나 소신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하시나”라고 몰아세우자 한 총리가 “무엇이든지 대통령께 도움이 되는 말씀은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이 “엣날 그 순한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하고 있다.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달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한테 싸우라고 할 때 제가 싸우던가. 김대중 대통령이 싸우라 한 것은 정의와 국정을 위해 싸우라 했는데 (지금은) 가짜뉴스와 선동이 판을 친다. 저는 안 변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의료대란과 관련해서도 인식차를 노출했다. 박 의원이 “응급실 뺑뺑이 이후 국민이 죽어간다. 대통령 눈치를 보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이러한 의료계 응급실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엄청나게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는 못 간다. 지난 2000년도에 의료파업이 6차례나 있었지만, 응급실 중증환자실 등 이런 곳은 의사들이 모두 지켰다”고 반박하자 야당 의원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또한 박 의원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장인이 사위가 놀고 있으니 생활비를 줬다. 사위가 취직하고 월급을 받으니 생활비를 안 줬는데 이게 뇌물인가? 300만원 상당 디올백도 최재영 목사가 안 사주면 윤 대통령이 사주니 윤 대통령도 뇌물죄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이자, 한 총리는 “저는 의원님과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면서 박 의원이 “22대 국회 개원식날 대통령이 (개원식에 불참하고) 미국 상원의원들과 김 여사 생일파티를 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왜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아주 잠을 안자면서 생각하겠다. 왜냐하면 저는 누구보다도 우리 박 의원님을 존경하기 때문”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이제까지 비서실장으로서 공보수석으로서, 홍보수석으로서 모든 정권에 걸쳐서 최고였던 박지원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 순간 박 의원이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해 나를 데려다 쓰라 하라”고 너스레를 떨자 한 총리는 다시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말하는 등 20여년 인연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이면서도 서로를 치켜세워주자 여야 의원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편 박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김 여사의 4·10 총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창원에 있지 말고 김해로 가라, 그러면 대통령께서 많은 공약을 해준다’ 이런 뉴스를 안봤냐”라고 질문하자, 박 장관은 “뉴스를 봤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먼저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김 여사가 중대한 선거 개입을 한 것이고, 국정 개입을 한 것이고, 나아가서는 이 자체가 국정 농단이라고 생각하는데 법무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거세게 몰아붙이자 박 장관은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제기한 의혹만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말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뿐만 아니라, 박 의원은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도 “1년 8개월 눈치 보던 감사원도 불법이라 했다”며 “법을 위반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 (대통령) 경호처, 감사원 성역 없이 수사할 것인가?”라고 질의하자 박 장관은 “일부 수사가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불법 내용이 있다면 마땅히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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