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4.08.29 15:05:03
아트스페이스 '푸투라(FUTURA) 서울'은 오는 9월 5일 개관전으로,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의 인공지능(AI) 미디어아트 '대규모 자연 모델(LARGE NATURE MODEL, LNM)시리즈'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런던의 서펜타인에서 기획하고 올해 초 공개됐던 작품이다.
푸투라 서울의 구다회 대표가 세계적인 AI 미디어아티스트인 레픽 아나돌의 작품, LNM 시리즈, "대지의 메아리 : 살아있는 아카이브"를 첫 개관전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레픽 아나돌이 생각하는 예술가의 미래 역할이란 무엇일까? CNB뉴스는 27일 구다회 대표와 레픽 아나돌에게 이러한 골자의 2개의 질문을 던졌다. 그들의 솔직하고 진정성있는 답변은 다음과 같다.
FUTURA SEOUL 구다회
"내가 레픽 아나돌을 선택한 이유?"
구다회 대표는 푸투라 서울 개관전으로 레픽 아나돌의 LNM시리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레픽을 만나면서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아! 이 작가의 작품을 꼭 (개관전으로) 전시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당시 다른 작가들도 미디어아트를 많이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래부터 레픽은 과학기술도 잘 알고 자기 철학도 확고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작품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2016부터 AI를 다루고 있었던 작가입니다. 그는 유행한다고 해서 작품을 하는 작가가 아니고 자신만의 철학으로 만들어 낸 AI 미디어아트 작품이기 때문에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레픽 아나돌의 철학과 진지함과 그런 기발함에 반해서 그의 전시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구다회 대표는 2018년부터 푸투라 개관전 작가를 찾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구다회 대표가 해외에 있는 레픽 아나돌을 직접 찾아간 것은 2019년이다. 2019년 5월 26일부터 서울 DDP에서 서울라이트 개막작으로 레픽 아나돌이 작가로 참여하기로 돼 있었지만, 구 대표는 그러한 계획이 있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레픽을 처음 만났다. 그 만남에서 구 대표는 작가로서 레픽에게 반했다.
구다회 대표는 레픽 아나돌을 처음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는지와 관련해 "2019년에 레픽을 처음에 찾아간 것은 작품이 보기에 아름다워서 찾아갔었습니다. 당시 아무런 지식이 없이 찾아가서 직접 보고 싶었어요. 직접 보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요. 그런데 그때 레픽을 만나서 얘기해보니, 레픽은 굉장히 소통에도 능했고, 지금처럼 자신의 철학을 너무나도 잘 얘기해줬어요. 빅데이터의 시각화라든지 데이터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요. 또한 레픽의 삼촌이 알츠하미어를 앓고 계신 것도 알게 됐었죠.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미디어아트하고는 다르게 느껴졌어요. 그때 레픽은 그렇게 유명하지 않을 때였거든요. 신인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구다회 대표와 질의 답변을 하면서 구 대표가 겸손하고 섬세한 여성이지만, 업무와 관련해서는 저돌적이고 작가를 보는 정확한 눈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AI과학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레픽 아나돌'
예술가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그가 실천하고 있는 예술가의 사명은?
레픽 아나돌은 CNB뉴스의 질의에 "먼저 기자님께서 질문을 하심에 있어서 예술의 힘에 대한 신념을 담아서 질문을 해주셔서 일단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필자가 "예술이 과학에 앞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라며 질문을 시작했기 때문에 필자의 질문의 취지를 놓치지 않고 답변한 것으로 판단된다.
레픽은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저는 예술가가 인류에게 먼저 위험을 알리는 경고를 들려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먼저 앞서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즉 영성이라든가 사회문제라든가 기술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을 먼저 앞서서 생각을 하고 그런 것에 있어서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인류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예술가의 사명감과 관련해 "과거의 예술가들은 동일한 캠버스와 동일한 유형의 물감으로 작업하지만 저는 매일매일 새로워지는 이미지를 가지고 작업합니다. 그래서 아티스트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가지고 직접 활용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데이터를 수집해보고 그러한 데이터로 인공지능 모델도 학습시켜보고 이런 것들을 아티스트들이 적극적으로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레픽 아나돌은 "그리고 그런 것을 돕기 위해서 저희는 축적한 데이터를 학계 연구진을 위해, 그리고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희망하건대 이 전시가 인공지능과 함께 작업하는 윤리적인 방식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언급했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