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4.08.26 14:19:28
김영미 작가는 지난 17일 홍대 인근에 위치한 아트한갤러리(ART HAN GALLERY)에서 개인전을 오픈했다. 9월 22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의 주제는 작가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담은 "From Circle to Origin :원[圓]에서 원[源]"이다.
작업 방식은 "덜어내고 드러내는 해체"
김영미 작가의 작업 방식은 그의 작품을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작가는 먼저 아크릴과 돌가루를 섞은 색(色)을 캔버스 위에 5번 두껍게 올린다. 이후 검은색의 아크릴과 돌가루를 섞어 그 위에 또다시 2번 올린다. 이렇게 작업하고 나면 속에 다양한 색을 숨기고 있는 깊고 어두운 검은색의 추상이 완성된다. 마치 말레비치가 연상되는 순간이다.
이후에 검은색의 경화된 표면에 물을 뿌리며 표면을 부드럽게 한 후 날카로운 조각칼로 겉에 쌓여 있는 검은색을 덜어낸다. 이렇게 무수히 덜어내는 작업을 통해 '관념의 이데아'는 사라지고 그 속에 숨겨졌던 색이 형태를 띄고 '드러난다.' 따라서 필자는 그의 작업 방식을 '덜어내고 드러내는 해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우주적 순환 속 근본 진리?
작품 속 '순수한 나' 찾아가는 유희
김영미 작가는 자신의 작가노트를 통해 "CIRCLE 나는 이 안에 있다. 시작해서 한바퀴 돌아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존재 또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 모든 창조적 원리가 무에서 유가 되었다가 다시 유에서 무가 되는 순환을 한다. 인간의 행동방식 또한 그러하며 반복적인 패턴을 그려낸다. 나는 이를 독특한 각 기법을 사용하여 유희적 표현을 화면에 드리운다. 인간의 한계(우주적 큰 흐름 안의 작은 존재)를 느끼고 자만하지 않으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작가가 작업을 하면서 체험하고 느낀 진솔한 말이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 "From Circle to Origin :원[圓]에서 원[源]"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적 큰 흐름의 원에서 근원적인 진리를 드러내고, 우연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을 통해 창조적 원리를 깨닫고 있다. 그것은 동양적 원리인 무(無)에서 유(有), 유에서 무로의 영원한 순환이다.
일전에 필자는 김영미 작가의 작품을 평론하면서 "시뮬라크르 같은 현대에, 원본 같은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절대'는 '덜어내고 드러내는 해체'를 통해 잠시 들여다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결국 작품들은 말레비치도 아니고 자크 데리다도 아닌 '순수한 나'를 만나게 된다."라고 쓴 적이 있다. 결국 작품을 통해 드러난 진리의 형태와 본질을 엿보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를 통해 '순수한 나'를 찾아보는 것은 감상자의 색다른 유희가 될 것이다.
김영미 작가는 누구?
김영미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동 대학의 동양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5년 뉴욕 SWAN GALLERY를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 등을 진행해왔으며, 그의 작품은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지리산 현대미술관, 온세상법무법인, 한국KMK색채연구소, 이노필텍(주), (주)구구엔터테인먼트, 머큐리호텔, 제니스그룹, 병점 우남퍼스트빌, 카카오그룹 등에 소장돼 있다.
1990년 한국화대전 입선, 1992년 춘추회 미술대전 입선, 1992년 미술세계대전 대상, 1993년 MBC미술대전 입선, 1995년~97년 국전 연속 입선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