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적자 김경수, ‘광복절 특사’ 포함돼
친노·친문 ‘재결집’…차기 대선 출마 유력
‘친(親)명계’ 미묘한 신경전…‘균열’ 조짐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적자로 평가받고 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이번 8‧15 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8일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전 대표의 일극체제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야권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8일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를 심사한 뒤 김 전 지사를 복권 시키기로 결정했다.
오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최종 복권 대상자로 확정하면 피선거권이 회복돼 2027년 대선 출마가 가능해진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 전 지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 중의 복심’으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 19대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으며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었다.
김 전 지사는 복역 중이던 지난 2022년 12월 사면돼 남은 형기를 면제받았으나 복권은 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 복권 대상자로 확정돼 피선거권이 회복되게 됐다.
특히 2027년 대선 출마가 가능해져 이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야권분열 노림수?
사실 민주당으로서는 당초에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따라서 친(親)이재명계 주축인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특사 대상자에 김 전 지사가 포함된 것을 ‘야권 분열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한 친명계 의원은 9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김 전 지사에게 복권 없는 사면을 했을 때부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번에 뜬금없이 복권 시킨 것 또한 분명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한 비(非)명계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가 오는 9월에 2개 사건의 결심공판이 있어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이 결정돼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전당대회의 각 지역 순회 경선에서 드러난 낮은 투표율에서 알 수 있듯이 당 저변에는 이 전 대표의 일극 체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성향의 한 수도권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민주당 내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김 전 지사에게 따로 연락은 안해봤지만, (김 전 지사가) 우선 지켜보다가 정치 활동을 다시 할 것으로 본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한명의 독주보다 새로운 대권주자 한 명이 더 생겨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 당의 주목도가 높아져 여론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8월부터 영국에서 방문 교수 생활을 하다가 지난 5월 고 노무현 대통령 15주기 행사 참석차 일시 귀국한 뒤 현재 독일 에버트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에 체류 중이다. 연말경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이번 복권으로 귀국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김 전 지사 외에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 원세훈 전 원장 등도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