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1일 ‘이진숙 탄핵안’ 발의‧2일 본회의 처리

‘이진숙 방통위’ 유례없는 속도전에 탄핵으로 맞불

尹정부 들어 세 번째 탄핵...끝모를 방통위 사태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제공)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은 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기본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적인 2인 방통위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강행하는 등 방송장악 수준이 도를 넘어섰다”며 본회의가 열리기 전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방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6당 의원들은 신임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출근 첫날(31일)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방송공사 및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 작업에 돌입하자 곧바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 탄핵안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과방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KBS와 방문진 이사 선임 심의·의결에 나서려면 지원서는 물론 결격사유 확인 등 기본적인 서류심사를 하고 면접까지 면밀히 해야 한다”며 “수많은 후보들의 결격사유를 확인하는 일을 하루 만에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어떻게 업무보고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적인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심의·의결을 강행할 수 있는지 그 두꺼운 심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동관·이상인·김홍일은 사실상 방송사에 대한 민영화를 한 건데, 이번의 경우에는 공영방송 이사 의결과정을 위법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오는 2일 ‘방송통신위원회 파행 운영과 방통위원장 후보자 의혹 검증을 위한 현안질의’를 열 예정인데 (이진숙 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오면 지금보다 훨씬 강도 높은 검증이 시작될 거라는 걸 예의주시해달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우원식 국회의장 측은 1일 “국회의장의 방송법 관련 중재안을 정부·여당이 거부했기 때문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면 국회법에 따라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위원장은 임명장 수여 및 현충원 참배도 생략한 채 바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해 임명된 지 불과 10여 시간 만에 같은 날 동시에 임명된 김태규 부위원장 등 대통령 추천 2인 위원만 참여한 전체회의를 열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임원 임명안과 KBS 이사 추천안을 의결하는 등 13명의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방문진 이사로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 임무영 변호사가 임명됐으며, 이 가운데 허익범·임무영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며, 방문진 이사장에는 드루킹 특검을 맡았던 허 변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사들은 오는 8월 13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며, 임기는 3년으로 여야 6대 3으로 여권 우위 구도가 형성된 만큼, 차기 이사회가 꾸려지면 MBC 사장 해임 등의 절차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KBS 이사로는 권순범 현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KBS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5기 상임위원 등을 선임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