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한동훈 댓글팀, 24개 계정 6만개 의심…오탈자도 동일”
국힘 원희룡 가세 “사실이면 중대범죄…드루킹 사건 떠올려”
한동훈 “지지자들 자발적 댓글로 나와 무관…그게 잘못이냐”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댓글팀’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조작 의심 계정’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동훈의 댓글팀으로 의심되는 계정 중 6만여 개를 분석해서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일삼아온, 댓글부대로 추정되는 계정 24개를 발굴했다”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의심 계정들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했던 2022년 5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주된 작성 내용으로는 한 후보 지지 댓글과 정적에 대한 공격, 네거티브 대응 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실 관계자는 16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동훈의 댓글팀으로 의심되는 계정 중 6만여 개를 분석해보니 502개 댓글이 오탈자와 기호, 띄어쓰기까지 100%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 계정이 2022년 5월부터 지금까지 1만8000개의 댓글을 작성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댓글 내용의 방향성이 매우 유사하고, 댓글이 초·분 단위로 작성된 것으로 봐 조직적으로 누군가의 지시 혹은 통제 속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계정에서는 과거 댓글들을 삭제하며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해식 수석대변인의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후보가 장관 시절부터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폭로에 이어 김건희 여사 댓글팀이 있었다는 의혹도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나서서 김건희 여사의 당무개입, 한 후보와 김건희 여사의 불법 댓글팀 운영 의혹에 대해 검경의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석대변인은 “불법 댓글팀 운영 의혹을 특검법에 포함시켜서라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 여론을 조작, 오도하는 반헌법적 범죄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며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공세에 나섰다.
그리고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을 살펴보면 조직적인 (여론) 조작이 이뤄진 증거들이 수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특수활동비가 들어갔는지, 사설 댓글팀이 있었는지를 포함해 업무방해 행위와 여론조작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의 빠른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동훈 특검법'을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조국혁신당은 황운하 원내대표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 후보 댓글팀 운영 의혹은 두 말할 것 없이 특검 대상”이라며 “댓글 수사로 쿠데타에 성공한 자, 댓글 수사로 특검을 받는 드라마의 서막이 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내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후보는 15일 오후 대전 세종 충북 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의 여론조성팀 의혹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행위로서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면 이해되실 것”이라며 “야당도 한동훈 특검법에 이 내용 추가해 특검하자고 한다. 저는 반대하지만 한 후보가 대표에 당선 된다 해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 당대표 수행이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한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에 대해 “여론조성팀을 운영한 사실이 전혀 없다. 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전혀 나와 무관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 후보는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단 것이고, 그게 잘못이냐”고 반문하면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하고 싶은 시민들이 계실텐데, 불법이 아닌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범죄인 양 폄훼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냐?”고 반문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