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7000만개 판매된 서울우유 ‘비요뜨’
‘요거트 반’ ‘토핑 반’…꺾으면 한데 섞여
일본인 등 관광객 필수 구매 목록에 올라
‘맛집’ 묻는 질문에 ‘비요뜨’라고 답하기도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은 “한국인은 무엇이든지 먹는다”고 했다. 마음, 나이, 겁, 심지어 욕까지. 그러나 먹는다고 하면 으뜸으로 떠오르는 것은 음식이다. 우리는 뭣보다 음식을 먹는다. 궁금해서 알아봤다. 뭐든 먹는 한국인을 유혹하는 먹을거리는 지금 뭐가 있을까? CNB뉴스 기자들이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고 시시콜콜, 아니 식식(食食)콜콜 풀어놓는다. 단, 주관이 넉넉히 가미되니 필터링 필수. <편집자주>
이번은 번외편이다. 한국인 뿐 아니라 세계인을 유혹하는 먹을거리다. 일종의 세계관 확장편.
요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으면 꼭 먹는다는 것이 있다. 튀르키예에 가면 카이막(우유 지방을 굳혀 만든 유제품)을 반드시 맛봐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인공은 김, 허니버터아몬드, 뚱바(뚱뚱한 바나나맛우유)와 더불어 인기 라인업의 한자리를 차지한 ‘비요뜨’. 네모난 용기 한쪽엔 요거트, 반대편엔 초코링 등 토핑이 있는 구조다. 그리하여 꺾으면 한데 섞인다. 가운데에 절취선마냥 꺾는 선이 있어서 접기에 용이하다. 재밌는 취식 방식과 두 가지가 섞인 색다른 맛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열광하고 있다.
그 열기는 암기로도 드러난다. 재방문율 높은 맛집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 ‘또간집’ 명동편. 진행자가 일본인 관광객에게 묻는다. “(한국에서)또 가고 싶은 식당은?” 그들은 주저 없이 외친다. “비요뜨!”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질문을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일. 맛에 관한 ‘문항’이 등장하자 시험 전날 외운 제2외국어 단어처럼 곧장 비요뜨가 튀어나온 것이다.
논란도 가열…비요뜨는 식사인가 간식인가
한국인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모양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비요뜨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04년 3월. 당시 시리얼을 우유가 아닌 요거트와 조합해 먹는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꺾어서 먹는 독특한 패키지도 초반 화제성을 높인 주요 요인. 지금까지 토핑 종류를 5개까지 늘리며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대응해왔다. 이제 관광객 쇼핑 리스트에까지 오른 비요뜨는 올해 3월 기준 누적 7억 7000만개가 판매됐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비요뜨는 시장 성장성에 맞춰 다양한 맛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사대용 간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품 다양화를 통해 발효유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식사대용’이 때 아닌 논란을 낳고 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유이가 유튜브에서 던진 화두 때문이다. 그녀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비요뜨는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고. 제작진은 결코 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유이는 그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구독자에게도 묻는다. 밥인가 간식인가. 그러자 댓글창이 달아올랐다. 식사가 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된다는 이도 있다. 단, 단서를 붙여서. “5개면 한 끼 가능” 소식가와 대식가는 서로를 이해 못하는 법이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