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막말’에 당내 갈등 격화
元·羅·尹, 한동훈 향해 “배신의 정치” 협공
한동훈 “상대 폄훼하는 공포마케팅” 반격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에 맞서 반(反)한동훈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간의 다소 소원해진 ‘틈’을 ‘배신자 프레임’으로 파고들면서 ‘총선 패배 책임론’과 함께 공세를 펼치자, 한 후보도 이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등 당권 주자들 간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우선 ‘배신의 정치’를 꺼내 들었던 나 후보는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는 당 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자산”이라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로) 조금 더 숙련된 당 대표가 필요하다. (한 후보는)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눈이 많이 있어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 후보가 말한)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한 후보는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 대통령과도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고 ‘배신자 프레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윤 후보도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면서 “대통령실에서 나온 ‘절윤’이라는 표현은 어마어마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계가 단절됐다, 끝났다는 것”이라고 한 후보의 비판에 열을 올렸다.
이에 한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공한증(한동훈 공포증)에 걸려 상대를 폄훼하는 공포마케팅을 통해 당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공포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 커녕 있던 지지자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세 후보의 공세에 반박하며 ‘배신자 프레임’을 ‘공포마케팅’으로 규정했다.
특히 원 후보는 ‘전당대회를 축제로 만들자’는 한 후보의 발언에 대해 “지금이 축제를 말할 때인가. 정말 충격적이다”며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고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 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 조차 의문”이라고 주장했으며, 윤 후보도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 중재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한마디로 민주당 대표나 할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한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 당원 아니냐는 정체성 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같이 당권 주자들 간의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는 데 대해 국민의힘 한 핵심 관계자는 2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당대회가 당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줘야 하고 희망을 주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비방전을 일삼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면서 “물론상호 비판은 할 수 있어도 비방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3주 가량 앞둔 오늘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자 모두가 참여하는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를 개최하며, 김은희·김정식·박상현·박준형·박진호·박홍준·손주하·안동현·진종오·홍용민(가나다순) 등 10명의 후보가 참여한 청년최고위원은 오는 3∼4일 예비경선(당원 여론조사)을 거쳐 최종 후보 4인을 확정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