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지난달 20일 등록된 이애 불과 11일 만인 1일 오전 9시 현재 80만명을 돌파해 곧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윤 대통령이 국정 지지율 반등을 위한 쓸 수 있는 반전 카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이 지난 달 20일 처음 올라와 게재 나흘 만인 24일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에 회부 요권인 5만명을 넘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겨졌다.
그리고 27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회고록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히자 청원 동의가 급속도로 빨라져 1일 오전 9시경에는 80만명을 넘었으며, 또한 청원 동의를 기다리는 대기 인원이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해병대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를 비롯해 ‘명품 뇌물 수수’, ‘주가조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등 ‘부정비리와 국정농단’, 그리고 ‘전쟁 위기 조장’,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방조’ 등 5가지를 명시했다.
이에 탄핵소추안 발의의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대답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지만 아직 공식 의제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고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1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의제가 되기 때문에 당 지도부도 현재로서는 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른 원내 한 고위관계자도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20%대는 내각제 국가였다면 총리가 스스로 물러날 만한 지지율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청원 동의 수가 100만명은 넘어야 하지 않겠느냐. 일단 청원동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압승을 거둔 지난 4·10 총선 이후 “3년은 너무 길다”며 탄핵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은 바 있는 조국혁신당은 “성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강하게 나가고 있다.
조국혁신당 원내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했다면 이미 100만명을 넘겼을 것이다. 이것이 민심”이라며 “윤 대통령이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을 보고 국정운영을 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이후 국민청원 동의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조만간 국민동의 1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이는 국민청원에 대한 국회 심사가 본격화되면 청원인이 제기한 탄핵 사유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에서 대통령의 탄핵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쓸 수 있는 반전 카드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영남권 한 중진의원은 “용산 대통령실이 탄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는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정작 국정운영의 변화는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경우를 생각해 어차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으로 믿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청원 누리집 접속자수가 급증하며 접속이 지연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직접 서버 증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실은 30일 오후 SNS를 통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들께서 청원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신속한 대응 조치와 함께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서버 증설 등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며 “국회청원 이용에 불편을 겪으신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불편을 조속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의장실은 “국민의 청원 참여는 헌법상 권리이고, 국회법은 국회가 청원업무를 전자화를 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청원 권리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보장하는 것은 국회 본연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