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4.06.28 19:01:43
나혜진 작가는 지난 26일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개막한 '제42회 신작전' 및 '제7회 SIAF2024'에 나팔꽃과 백자항아리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7월 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나혜진 작가는, 1986년 4월 창립전을 시작으로 한국적 리얼리즘 구상회화의 대가들이 모인 '신작전회' 회원이다. 그는 나팔꽃과 백자항아리를 통해 "환상적인 색감으로 마음속에 다시 존재하는 아름다운 나팔꽃과 영원을 담은 백자항아리의 미적 세계를 재해석" 하고 있다.
나혜진의 나팔꽃은 미메시스 대상
아도르노 "인정하고 동화되는 미메시스"
작가노트에서 나혜진 작가는 나팔꽃에 대해 "그중의 너! 나팔꽃!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담장 한켠 작은 모퉁이에 소박하게 피어오르는 나팔꽃을 아련한 기억으로 되새겨 본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단순하면서도 화려한 색감으로 박혀 있음을 알게 되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작가가 나팔꽃을 처음 본 순간이다.
이어서 나혜진 작가는 "어느 날 문득, 그때처럼 '나 여기 있노라'라고 작은 손짓을 한다.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나팔꽃은 작업을 통해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환상적인 색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라고 썼다. 비로소 작품을 통해 나팔꽃이 존재하게 되는 순간이다. 나혜진 작가에게 나팔꽃은 이처럼 미메시스 대상이다.
이 부분의 이해를 위해 조금 더 첨언을 하자면, 철학자 아도르노의 미메시스 개념을 차용하게 되는데, 그의 미메시스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개념의 모방이 아니라 동화되는 개념이다. 나팔꽃이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게오르그 루카치가 현실의 모방을 미메시스로 봤다면, 아도르노는 타자를 지배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인정하는 것, 즉 인간과 자연의 개념에서 볼 때, 스스로 객체에 동화시키는 개념으로 미메시스를 바라보고 있다. 나혜진 작가도 마찬가지다.
"조형적 변주, 현대미학의성과물"
그러면 미술평론가가 바라보는 객관적인 '나혜진 작가의 나팔꽃'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의 적극적 동의 여부를 떠나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객관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의 미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나팔꽃은 원래의 형상을 벗어나지는 안되, 생략되거나 변형 또는 왜곡된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처럼 실제와 다르게 재해석된 나팔꽃의 이미지는 조형세계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이는 모두 조형의 변주라는 방법으로 전개되는 현대미학의 성과물인 것이다."
나혜진 작가는 누구?
나혜진 작가는 독일 쾰른, 겸재미술관, 안젤리미술관, 갤러리바이올렛 등에서 13회의 개인전을 했으며,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까루젤관, 프랑스 도빌 등에서 5회의 부스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신작전회 회원, 한국파스텔화협회(IAPS, 국제파스텔화협회) 회원 및 감사로 활동 중이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