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23일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당권 주자들은 링에 오르자마자 민감한 정국 현안인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회에서 차례로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은 현안 이슈인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했으며, 앞서 지난 21일 당권 도전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도 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우선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출마 회견에서 “당 대표가 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삼자가 공정하게 특검을 고르는 내용으로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면서 “민심을 거스를 수 없다. (특검법 발의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특검 추천권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1명씩 후보를 추천해 대통령이 이들 중 특검을 임명토록 하는 현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할 수는 없고 제3자인 대법원장 등에게 부여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전제했으나 ‘공수처 수사 후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특검을 고려하겠다’는 정부·여당의 기존입장과는 다른 방침을 내놨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 드릴만 한 여러 번의 기회를 아쉽게도 실기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한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일각에서 걱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 생각한다. 민심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반윤’ 대열에 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나 의원과 원 전 장관, 윤 의원은 ‘공수처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암암리에 ‘친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원 전 장관은 이날 같은 자리에서 가진 출마 선언에서 “우선 공수처에서 수사를 철저히 하고 그 결과에 미진함이 있다면 그때 가서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여당 입장”이라며 “현재의 야당이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특검법에 찬성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강경하게 반대했다.
나 의원도 이날 공식 출마 선언에 앞서 자신의 SNS에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주도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순진한 생각”이라며 “결국 특검 정국으로 가는 것이고, 그런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일치감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윤 의원도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의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새로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짓밟고 내부 전선을 흐트러뜨리는 교란이자 자충수”라고 반박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