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벌어질 차기 당권 경쟁이 일단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4인 각축전으로 전개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는 23일 오후 3시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국민의힘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혀 같은 날 오후 2시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예고한 상태여서 두 사람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차이로 출마 선언을 하게 됐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내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전면에서 방어했던 점을 고려할 때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으로 불리우는 이번 전대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친윤(친윤석열)계가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원 전 장관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출마 결심을 밝히면서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당정일체론’을 앞세워, 윤 대통령과 불화설이 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윤상현 의원도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앙에서 당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원들에게 보수 혁명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한 데, 이어 오늘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인천 지역구 5선으로 그동안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 등 혁신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비윤(비윤석열)계로 평가받고 있는 윤 의원은 다른 당권 주자들과 차이점에 대해 “당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대통령에게 할 말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비교 평가해달라”며 “그러면 윤상현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원 전 장관과 윤 의원의 출마로 전선 또한 다양해지면서 한 전 위원장의 ‘독무대’를 우려했던 전대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면서 전대 흥행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국회 앞 대산빌딩에 선거 캠프를 꾸리고 오는 23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위해 장동혁·김형동 의원 등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과 함께 경선 준비에 돌입했으며, 특히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원외 인사인 한 전 위원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당 현역 의원 사이 지지세를 넓히는 데 방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광재 대변인 등 일부 인사들이 당직을 사퇴하고 한 전 위원장 측에 합류하는 등 캠프 몸집을 키우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전 위원장의 한 최측근 인사는 2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대 구도를 봤을 때 지난번 전당대회만큼 조직의 힘이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면서도 “전대 과정에서 어떻게든 그런 힘도 모으려는 노력하는 게, 한 전 위원장의 또 하나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도 현재까지 30여 명의 의원이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방침이다. 그중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이 좌장을 맡고 있으며,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캠프에 있던 실무진 3명도 나 의원 캠프에 합류하면서 물밑 세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 전 장관의 출마를 예상을 미리 하지는 못했다”는 나 의원측은 여론 조사상 선두에 나설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태세다.
당내 일각에서는 친윤계가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을 동시 지원하는 ‘느슨한 연대’로 ‘반한 전선’을 넓혀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의 1대1 구도를 만들어 한 전 위원장의 대표 선출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심’에서 선두를 달렸던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김재섭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