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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회관 ‘명당’ 누가 차지? '뷰' 좋은 7∼8층은 중진들 몫

박지원, DJ 기리며 615호·김구 손자 김용만 815호…낙천‧낙선자 많은 6층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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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4.05.29 11:11:01

국회 의원회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두고 당선인 300명은 국회 의원회관 내 원하는 사무실 호수를 배정받고 이사를 완료했다.

사무실을 한 번 배정을 받으면 향후 4년 동안 사용할 공간이기에 전망이나 개인적인 기호, 방 번호의 상징성, 전(前) 방 주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자신만의 명당’을 신중하게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회관은 국회의사당 본청을 바라보고 왼쪽에 자리잡은 건물로서 1989년 준공된 옛 의원회관과 2012년 증축된 제2 의원회관이 이어져 지상 10층까지 세워져 의원들의 사무 공간은 3층부터 10층까지이며 그리고 세미나실, 전시실, 식당, 헬스장 등이 마련돼 있다.

방 배정 방식은 정당별로 조금씩 달라 국민의힘은 당선된 현역 의원 중 기존 의원실을 그대로 쓰겠다면 우선 배정하고 이후 당선인 선수와 지망, 나이를 감안해 정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선수 당선인에게 우선적으로, 같은 선수라면 나이순으로 희망 호실을 배정했다.

대개 의원들의 방은 전직 대통령 또는 국회의장, 당 대표를 배출하는 등 정치적 상징성이 있거나 전망과 동선 등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있지만, 낙선자가 수두룩한 방이나 층은 꺼려하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6층에서 낙선자가 속출, ‘기피층’으로 꼽히고 있다.

심지어 초선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21대 의원(42명)의 절반 이상(22명)이 전멸한 “6층을 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천과정에서 컷오프되는 등 조기 탈락한 경우가 많아 “기운이 쇠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지난 19대 국회에서 6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로열층’으로 꼽혔다.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이 620호를, 그리고 이한구 원내대표(618호)와 진영(622호) 정책위의장이 이웃해있었으며, 김영우 대변인도 627호, 홍일표 원내대변인이 623호를 사용해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6층을 쓰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성이었던 방도 6층(638호)에 있었다.

전통적인 ‘로얄층’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내려다보이고 이동이 편한 7, 8층으로 꼽힌다. 방향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바로 보이는 의원회관 정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 통상적으로 중진 의원들이 정면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은 706호를, 같은 당 임이자, 권성동 의원은 21대와 마찬가지로 747호와 820호를 계속 사용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818호를 배정받아 22대에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고, 각당 당대표실은 본청에도 따로 마련돼 있다.

그리고 9~10층도 고층인 만큼 선호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꼭대기 층에 해당하는 만큼 여름에 사무실 온도가 높아지고 특히 10층은 다른 층에 비해 동선이 복잡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방을 신청할 때 고려된 또 다른 요인은 유력 정치인이 썼거나 특별한 의미를 떠올리는 ‘방호수’로서 특히 거물급이자 다선 정치인이 썼던 호수라면 층수와 관계없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존에 쓰던 815호 방에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쓰던 808호로 옮겼으며, 815라는 숫자도 광복절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커 초선으로 입성하게 된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인 민주당 김용만 당선인이 방을 배정받았다.

또한 2000년 성사된 6·15 남북공동선언일을 의미하는 615호도 민주당으로서는 상징성이 커 21대 국회에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이 사용했지만 22대 국회에서는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당선인이 사용한다.

또한 김진표 국회의장이 쓰던 744호는 이번 총선을 통해 3선이 된 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차지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거꾸로 읽으면 5월23일, 즉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인 325호를 썼으나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21대 이어 22대에서도 계속 사용하며,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초선의원으로 입성하는 민주당 곽상언 당선인은 327호를 배정받았다.

중진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6선 의원에 국회의장을 거쳐 국무총리까지 지내게 되면서 의원들 사이에선 ‘명당’으로 평가된 718호실로 이사와 22대에서도 계속 사용한다.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호는 22대 국회에서 광주 동남갑 국회의원이자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촉구 중인 민주당 정진욱 당선인에게, 그리고 4.19혁명을 떠올리게 하는 419호는 민주당 문대림 당선인이 배정받았다.

한편 의원회관 5층에는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552호에, 같은 당의 정춘생 당선인은 513호, 신장식 당선인은 510호에 각각 배정됐고, 3선이 된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은 508호를 21대에 이어 22대에도 계속 사용하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도 541호를 그대로 유지하며,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는 530호에 입주하는 등 22대 국회 비교섭단체 정당 소속의 당선인들이 대거 배치됐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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