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5.23 10:25:09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결국 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화를 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외에 “‘VIP 격노설’을 들었다”는 또 다른 해병대 고위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2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에 대한 조사에서 이 같은 진술을 근거로 박 전 단장과의 대질신문을 요구했으나, 김 사령관이 “대질을 시키면 조사실에서 나가버리겠다”고 강력하게 거부해 무산됐다는 것.
이날 오전 김 사령관을, 오후에는 박 전 단장을 소환해 조사에 나선 공수처 수사팀은 ‘VIP 격노설’ 등을 확인하기 위해 오후 9시쯤 양측의 대질신문을 시도했지만 김 사령관의 거듭된 항의로 결국 이루지 못했다. 특히 박 전 단장 측이 “대질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 사령관의 거부로 결국 대질신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1일 외교안보 관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 대상에 포함한 해병대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VIP 격노설’의 진원지로 꼽히는 당사자지만 김 사령관은 ‘VIP 격노설’ 자체를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사건 당시 지휘관과 부하 관계였던 이들은 지난 2월 1일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를 다룬 중앙군사법원에서 박 전 단장이 김 사령관으로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 등을 전해 들었다”며 사건을 경찰로 이첩하는 과정에 대통령실 등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자 김 사령관은 “박 전 단장이 항명죄를 벗어나려 지어낸 얘기”라고 일축하는 등 엇갈린 진실 공방을 벌여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