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령운전자 등 교통안전 고위험군을 상대로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논란이 일자 “검토한 바 없다”고 꼬리를 내렸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한 운행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고령운전자 등의 운전자격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교통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고위험군’을 선별해 운전능력을 별도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으로, 조건에 따라 야간운전 금지, 고속도로 운전 금지, 속도제한 등이 있는 면허를 발급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는 최근 노인 운전자의 사고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총 3만 4652건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7.6%로, 전년(15.7%)보다 늘었다는 것.
이미 정부는 고령자 면허 관리를 위해 운전면허증 반납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실제 면허 반납률은 2% 안팎으로 저조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점도 이같은 방안을 내놓게 된 이유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이 발표되자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고령자들은 물론 청장년층에서도 “고령운전자에 대한 차별조치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 등의 반대 의견이 많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조건부 운전면허 대상·나이 등은 전혀 검토된 바가 없다”고 황급히 해명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