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의혹’ 수사 전담팀이 꾸려진 지 약 열흘, 그리고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의 부활로 김주현 신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된 지 불과 엿새 만인 13일 대대적인 검찰 고위급 인사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사법부 흔들기”라고 반박하는 등 여야는 이날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충돌했다.
특히 이날 인사에서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장을 필두로 한 수사 지휘라인을 전면 물갈이한 것은 물론,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폭 교체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관심은 왜 하필 야권이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 총장의 ‘신속·엄정 수사’ 지시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사가 막 속도를 내면서 검찰 수사 결과에 이목이 쏠려 있는 상황에 전격적인 방식과 규모로 인사가 이뤄졌느냐 하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인사가 김 여사 수사에 미칠 영향을 두고도 관측이 엇갈린다.
더구나 지난해 9월 검사장 인사 이후 만 1년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이 총장 임기가 약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사 시점과 인사 폭이 묘하게 맞물리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이제 막 본격화한 김 여사 관련 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내정된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총장의 입’으로 불리는 대검 대변인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바 있는 검찰 내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특수통’ 검사로 분류되고 있다.
물론 이 지검장의 능력이나 인품 등에 대한 검찰 내 평가는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다소 기수가 낮은 것은 물론, 현재 맡고 있는 전주지검장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인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했고, 지난해 9월 전주지검장에 임명된 뒤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 채용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을 이끌며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 백현동·대장동 수사 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하게 돼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