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개발한 일본 1위 메신저 ‘라인’이 일본 기업 소유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8일 네이버에 모회사의 공동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요청을 공식화했다.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결산설명회에서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한 모회사 ‘A홀딩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을 줄여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유일한 대주주가 되게 만들겠다는 것.
또, 라인야후는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하고, 네이버와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신중호 CPO는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네이버 출신 개발자다.
사실상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영향력을 줄여 ‘일본 기업화’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네이버의 아시아 및 해외 시장 전략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컨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와 관련,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저희가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애널리스트는 7일 보고서에서 “일부 지분 매각으로 네이버와 LY(라인야후)의 연결 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이 경우 사업적 관계는 유지하면서 네이버가 몇 조원의 현금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추가 M&A를 추진한다면 주가는 오히려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국내외 사업 전략과 관련한 득실을 따지면,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은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라인야후를 잃으면 일본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통해 이루려던 ‘아시아의 IT 기업’ 꿈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