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4.26 13:06:0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회담 의제 등을 협상하기 위한 실무회동에서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회담 의제 등을 놓고 견해차를 보임에 따라 회담 성사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랜만에 하는 영수회담이라 의제도 좀 정리하고, 미리 사전 조율도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 같다”고 이같이 밝히면서 “복잡한 의제들을 미리 좀 정리됐으면 좋았겠지만, 그것을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내기가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민생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겠다”며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이런 어려운 상황, 또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들 삶이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전쟁 같다”며 “최우선 과제는 민생 위기 극복 방안을 만들어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표의 뜻을 환영한다”면서 “일정 등 확정을 위한 실무 협의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과 민주당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3차 실무회동을 하기로해 늦어도 내주 초에는 영수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25일 영수회담 의제 등을 협상하기 위해 대통령실 홍 정무수석·차순오 정무비서관과 민주당 천 대표비서실장·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실무진으로 참석한 가운데 40여분간 비공개로 2차 실무회동을 가졌으나 양측이 회담 의제 등을 놓고 견해차를 보임에 따라 결론을 얻지 못하고 또다시 ‘빈손’으로 헤어졌다.
민주당은 지난 1차 실무회동에서 이 대표가 총선 당시 공약한 민생회복 지원금(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을 비롯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수용, 야권이 추진한 법안에 윤 대통령이 민주당 주도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데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으나 이날 회동에서 대통령실의 구체적 입장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천 실장은 이날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의제를)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대통령실이) 의제를 검토한 결과를 알려주고 나서 회담을 진행했으면, 성과가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대통령실은) 우리가 제안한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천 실장은 ‘대통령실이 수용하지 못하는 의제는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총선의 엄혹한 민심은 민생을 살리고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용 있는 회담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대통령실 홍 수석은 민주당과의 회동 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 의제 조율이나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 만남은 시급한 민생 과제를 비롯해 국정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힌 것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