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5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지난 23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민의힘 윤재옥,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간의 여야 회동에서 5월 임시회 의사 일정과 안건을 합의하지 못하고 오는 29일 정례 오찬 회동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합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4·10 총선을 통해 재차 압도적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5월 2일 본회의를 열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들을 모두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반면, 의석수에서 밀려 뾰족한 대응 방안이 없는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을 안건에서 제외하지 않는다면 본회의 자체를 열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은 총선압승을 통해 민심을 확인한 만큼, 다음 달 2일과 28일 두 차례 본회의 개최해 ‘채상병 특검법’, ‘전세사기피해 특별법’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재표결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25일 “이들 법안들을 이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22대 국회로 넘어갈 경우, 법안 재발의 등에 수개월이 지체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는 5월2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어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최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등은 5월 말 개원하는 22대 국회로 넘겨 충분한 논의를 한 뒤 표결에 부쳐야 하기 때문에 5월 본회의를 열려면 쟁점 법안들은 모두 배제하고 민생법안만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국민의힘이 본회의 ‘거부’ 입장을 고수할 경우에는 김 의장을 설득해 국회의장 직권으로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 의장 측은 일단 ‘마지막 임시국회인 만큼 여야가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본회의를 아예 안 열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가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대한 중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여야가 5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펼치고 있는 대치 기류는 22대 국회가 출범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는 데 그친 반면, 민주당 등 범야권이 2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해 ‘거대 야당’과 ‘소수 여당’이 맞서는 의회 지형이 더 굳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관행적으로 원내 다수당이 가져가는 국회의장 자리뿐 아니라 법안 심사의 최종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국회 운영을 담당하는 운영위원장 자리까지 노리고 있으며, 심지어 당내에서 17개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론’까지 나와 국민의힘의 반발을 사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