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고 있는 국민의힘이 우선 비상대책위원회부터 다시 꾸려 지도체제를 신속히 정비한 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힘에 최고위원회가 공백인 상태여서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선 실무 절차 진행을 위해 비대위 체제가 꾸려져야 한다는데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는 의견이 나뉘는 모습이어서 오늘 열릴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총회를 비롯해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방향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15일 오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로 ‘당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맡고 있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경태·권영세·권성동·한기호·윤상현·나경원·박덕흠·안철수·김상훈·이양수·이종배·이헌승·김도읍·윤영석·김태호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은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전당대회 절차와 의료 대란 문제 방안, 그리고 야권이 추진하고 있는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응 전략들을 논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중진 의원들을 모시고 당 체제 정비 방안을 포함한 여러가지 현안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며 “내일(16일) 당선자총회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집단지도 체제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 오늘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전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21대 국회 내 처리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국회의장이 해외) 출장을 마치고 오시면, 양당 원내대표하고 국회의장하고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윤 원내대표는 총선 패배와 관련해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서는 원인 분석을 적절한 시기에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지도부 구성에 대해선 “당헌 당규상 전당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비대위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본인 중심의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지, (당선자 총회에서) 갑자기 모여서 선출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으나 이날 중진 간담회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비대위의 성격과 활동 기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우선 새 비대위를 ‘전당대회 준비 비대위’로 역할을 한정해 22대 국회 출범 직후인 6월 말∼7월 초에 ‘조기 전당대회’를 열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써 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대위까지 3차례나 임시 체제로 집권당을 운영한 만큼 가급적 빨리 2년 임기의 정식 대표를 선출해 당 재건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중진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CNB뉴스 기자와 만나 “오늘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전당대회용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큰 이견이 없었다”면서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전당대회를 최대한 빨리 치르자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비대위원장으로 윤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맡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과거 20대·21대 총선 패배 때와 마찬가지로 현역 당선인 중에서 새 원내대표를 빨리 선출한 뒤 그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거나 새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총선 참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 성찰이 우선순위인 상황에서 ‘당권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좋게 보일 리 없는 만큼,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 당 수습을 맡긴 뒤 올해 하반기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이 경우에도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연말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