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OLED 시장, 연평균 28.6% 성장세
삼성디스플레이, 5년째 시장 독점 중
8.6세대 라인 구축…2026년 양산 예정

‘MWC 2024’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의 ‘에픽 플레이(Epic Play) 존’에서 ‘밸브 스팀덱 OLED’, ‘레이저 블레이드16’, ‘MSI 스텔스 14’ 등 삼성디스플레이의 IT OLED가 채택된 고성능 게이밍 기기로 게임을 즐기는 참관객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 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무서운 속도로 글로벌 OLED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OLED가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빠르게 세력을 넓혀가면서 2019년부터 이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량도 늘고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와 맥북 고급 제품군에 OLED 탑재를 예고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8.6세대 IT OLED 생산 라인을 건설 중이다.

화려한 색상구현 능력과 높은 명암비, 슬림한 디자인의 강점을 가진 고성능 디스플레이의 대표주자 ‘OLED’(올레드,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 발광 다이오드)는 그간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소형 패널, TV에 사용되는 대형 패널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노트북 PC와 태블릿에 사용되는 중형 패널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IT OLED’ 시장이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IT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25억 3400만달러(3조 3800억원)에서 2029년 89억 1300만달러(11조 8900억원)로 연평균 28.6%의 고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IT OLED 출하량 전망. (자료=옴디아)

또, IT OLED의 출하량도 2022년 950만대, 2023년 710만대에서 올해는 1720만대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28년에는 출하량이 7230만대로 증가할 것이며, 이는 전체 IT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4%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이 시장에서 OLED의 비중이 2~3%에 불과하다.

IT OLED 시장의 구성을 살펴보면, 2022년 노트북 OLED 550만대, 태블릿 OLED 400만대, 2023년 노트북 OLED 340만대, 태블릿 OLED 370만대 등 태블릿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태블릿 OLED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애플이 올해 아이패드 프로 2종(11인치, 13인치)에 OLED를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맥북 프로, 맥북 에어 등 맥북 제품군에도 OLED를 적용할 계획이지만, 맥북보다는 아이패드의 판매량이 월등히 많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태블릿 OLED보다 노트북 OLED 시장의 성장세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블릿 OLED 시장이 사실상 애플의 독점 시장이어서 타 브랜드의 OLED 채택 가능성이 높지 않은 반면, 노트북 시장에서는 애플과 델, HP, 레노버, 에이수스(ASUS) 등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선점한 삼디, 출하량 크게 늘려

빠르게 성장해온 IT OLED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단연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업계 최초로 IT OLED 사업화에 나서며 노트북용 OLED 패널 생산을 시작한 이후 5년간 이 시장을 독점에 가깝게 지배해왔다.

지난 한해에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노트북 브랜드 17곳과 협력해 50종 이상의 노트북용 OLED를 출시했다. 델, 레노버, HP, 에이수스, MSI 등 유명 노트북 제조사 대부분이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채택하고 있으며, 애플이 출시 예정인 맥북 프로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8세대 OLED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6형 UHD+ OLED가 채용된 MSI 게이밍 노트북 ‘스텔스 16 메르세데스-AMG 모터스포츠’.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태블릿 OLED 시장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선전이 예상된다. 올해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패드 OLED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양분해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들어 OLED 패널 출하량을 크게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디스플레이의 IT OLED 패널 출하량이 전월 대비 95.5%나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구체적으로는 노트북 OLED 패널이 43만 9000개에서 94만개로 118% 늘었고, 태블릿 OLED 패널도 11만 6000개에서 14만 5000개로 25% 증가했다. 이같은 높은 증가세는 노트북·태블릿 제조사들의 연초 신제품 물량 주문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세계 최초 8.6세대 IT OLED 라인 구축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도 기술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8.6세대 IT OLED 라인’ 투자에 나섰다. 오는 2026년까지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제품의 세대(Generation)는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의 기반이 되는 유리기판 일명 ‘원장’(마더글라스, MotherGlass)의 크기를 말한다. 1세대가 270×360㎜이며, 7세대는 1950×2250㎜, 8세대는 2200×2500㎜이다. 8.6세대(A6)는 가로 2620㎜, 세로 2290㎜로, 기존 6세대 원장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넓다. 14인치 노트북 패널을 88개 생산할 수 있는 사이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8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8.6세대 IT OLED 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A6 라인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주선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캐논도키, 원익IPS, 파인엠텍 등 협력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8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8.6세대 IT OLED 설비 반입식 모습. (왼쪽부터) 이광수 부사장(구매팀장), 조성순 부사장(글로벌인프라총괄), 유환규 이루자 사장, 안태혁 원익IPS 사장, 오흥식 엘오티베큠 사장, 이토 히로유키(Ito Hiroyuki) 캐논도키 사장,홍성천 파인엠텍 회장, 최주선 사장, 이청 부사장(중소형사업부장), 문성준 HBT 사장, 이승호 아이씨디 사장, 이병준 부사장(경영지원실장), 김경한 부사장(IT기술팀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A6 라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8 라인을 개조해 구축하는 8.6세대 IT 전용 OLED 라인으로, 삼성의 6번째 OLED 라인이며, 완공되면 전세계 OLED 라인 중 가장 고(高)세대 라인이 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8.6세대 규모의 IT OLED 분야에 2026년까지 4.1조원을 투자해 연간 1000만개의 노트북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랜 기간 축적돼 온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에 이어 IT 시장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협력업체들과 공고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집중해 8.6세대 IT OLED 양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