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3.27 13:41:10
더불어민주당 공천 내홍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8일 별도의 직책없이 외곽 지원을 통해 당의 총선 승리를 돕겠다는 취지에서 본격적으로 유세전에 투입된다.
당 원로인 정 전 총리는 공천 내홍이 극심하던 지난달 2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에게 ‘상황을 바로잡으라’고 비판한 이후, 김 전 총리는 당 선대위에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한 반면, 정 전 총리는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합류하지 않았으나 28일부터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정 전 총리는 자신이 두 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안방’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출마한 서울 종로에서부터 지원 유세를 시작한 뒤, 옛 SK(정세균)계 등 인연이 있는 인사들의 출마지나 격전지 등 전국을 돌며 표심 호소에 나선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서울 동대문 갑·을(안규백·장경태)과 중랑갑(서영교), 경기 성남분당갑(이광재), 인천 서구갑(김교흥)·남동갑(맹성규), 대전 유성갑(조승래), 충남 홍성·예산(양승조), 경남 김해갑(민홍철), 울산 동구(김태선), 부산 남구(박재호) 등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전 총리는 27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내일(28일)부터 요청하는 후보들이 있으면 최대한 도울 예정”이라며 “제22대 국회에 좋은 정치인들이 많이 등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요량”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중·성동갑에 출마하려다 컷오프(공천 배제)된 뒤 선대위 합류 요청에 ‘백의종군’을 선언한 임 전 실장 역시 내일부터 자신이 컷오프된 지역이자 과거 재선을 한 중-성동갑 유세를 시작으로 선거 지원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도 ‘백의종군’ 선언 취지에 맞게 별도의 직책 없이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와 ‘낙동강 벨트’를 중점 지원할 예정이며, 경북과 강원 등 험지 지원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성동갑은 오래전부터 지원 요청이 있었고, 상징성이 큰 만큼 첫날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미 지원 요청이 많이 들어와 있어 총선 승리를 위해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선대위 한 고위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은 선대위 직책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도권과 낙동강 벨트 등 접전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선거 지원 활동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백의종군의 모습으로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 있겠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같이 비명계 주요 인사들의 개인 자격의 선거운동 합류를 두고 총선 이후 당내 영향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당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총선 후 치러질 8월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비명계도 선거운동에 적극 관여해 지분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