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영선 후보 공천 취소로 ‘세종갑’ 선거구가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 강세지역을 공략할 기회가 생겼고, 새로운미래로서는 지역구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공천 취소된 이 후보의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의원선거 후보 등록 재산 공개를 살펴보면 수도권 등에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총 38억287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그리고 공개된 채무 현상을 보면 은행, 캐피탈 대출 총 6건과 임차보증금과 월세 보증금 10건을 합한 금액은 37억6893억원으로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매매 금액인 38억287만원과 비슷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 관련, 한 대표는 “은행 대출을 최대한 받고 임차, 월세 보증금을 받아 다른 곳에 또 매매하는 전형적인 갭투기 방식”이라며 “국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매매는 흔치 않은 경우며 소위 전문 꾼들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부동산 갭투기 의혹에도 재산 현황을 허위로 제시한 이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당에서 제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이 이미 지나 세종갑에 새로운 후보를 낼 수 없어 의석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해당 지역구를 포기했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세종갑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를 결정한 홍성국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강세지역으로 사실상 의석수 1석을 잃게 되는 셈이지만 혹시 모를 총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에서 위임받은 당헌·당규상 비상징계권을 선거 국면에서 최초로 행사한 것이다.
따라서 세종갑은 녹색정의당 등 다른 야당도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간의 양당 후보들의 일대일 대결이 펼쳐지게 되는 기회의 땅이 됐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국민의힘보다는 새로운미래’라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새로운미래가 지역구 의석을 확보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지만, 결국 반사 이익을 보는 쪽은 ‘갈 곳을 잃은 민주당 표심’을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느냐가 이번 총선에서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를 저희가 밀겠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가 그래도 가장 나은 선택 아니냐, 이렇게는 얘기할 수 있다”고 김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26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종갑 선거구는 민주당이 의석을 점유하던 곳이지만 이재명 대표는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통해서 급하게 공천 취소를 결정 내렸다”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출혈이지만 다른 당과의 연대 계획은 없다. 우리 당이 배출해 왔던 지역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감내하고 유권자에게 할 도리를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어려운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 표를 가지고 와야 하는 새로운마래 김 후보로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당을 탈당하고 배신한 인물로 인식되는 만큼 표심이 옮겨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만 열었다 하면 민주당을 욕하고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는 말들을 하면서도 표를 구걸하는 것에 약간은 넘어갈 수는 있겠지만 당락을 좌우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두번이나 국회의원을 하다가 새로운미래로 당을 옮긴 김 후보가 표를 얻으면 얻었지, 잃을 것 없어 다소 유리할 것”이라며 “세종갑 선거구는 아파트 거주 젊은 유권자가 집중 몰린 곳으로 전통적으로 진보 후보에게 유리했고 현재도 민주당 절대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표심은 밉지만 그래도 진보성향인 김 후보에게로 옮겨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지역의 한 민주당 지지자는 통화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하루아침에 상황이 변하다 보니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민주당에 반기를 들고 나간 새로운미래 후보를 찍을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투표를 아예 포기하거나 지역구는 포기하고 비례만 찍고 나올까 하는 생각도 있어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