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벨트의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13일 현재 여야 공천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에서는 한강과 닿은 14개 지역구에서 여야 후보 공천이 완료됐다.
부산·경남(PK)을 관통하는 낙동강에 접한 10개 지역구 대진표도 거의 완성됐다. 선거구가 재획정된 부산 강서구와 북구만 채우면 완성이다.
이른바 '한강벨트'는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강남은 국민의힘이, 강북은 더불어민주당이 견고한 지지세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을 중심으로 한강을 따라 늘어선 7개 자치구(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영등포·강동)에 양천을까지 더해 14개 지역구를 한강벨트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한강벨트가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용산을 제외한 13개 지역구 모두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그럼에도 한강 주변은 서울에서 집값이 높은 편이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게 국민의힘 분석이다. 2022년 대선 당시 이들 7개 자치구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섰다는 점에도 기대를 건다.
문제는 '바람'이다. 중도·부동층이 밀집한 서울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선거가 다가오며 출렁이는 여론조사 지표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특히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한강벨트에서 여당 후보가 열세를 보이거나 박빙인 사례가 여럿 확인되면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강벨트 중에서도 여야가 핵심 승부처로 꼽는 중·성동갑은 민주당 전현희·국민의힘 윤희숙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중·성동갑은 최근 네 차례의 총선에서 여야가 절반씩 승리한 곳이다. 이날 공개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10일자 조사(508명 대상)에서 전 후보 42.9%, 윤 후보 36.6%를 각각 기록했다.
광진을에서 맞붙은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도 비슷한 양상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남녀 500명 대상) 결과 고 의원 40%, 오 후보 33%로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광진을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5선을 지낸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운동권 빅매치'로 주목받는 마포을은 최근 민주당 현역 정청래(44%) 의원이 국민의힘 함운경(16%)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9∼10일 남녀 500명씩을 조사한 결과다.
반대로 동작을에서는 5선 고지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나경원(50%) 후보가 경찰 출신 민주당 류삼영(37%)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MBC-코리아리서치의 10∼11일자 조사(500명 대상) 결과다. 강남과 인접한 동작을은 지난 18대 총선 이래 내리 세 번을 보수정당이 승리했지만,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가져갔다.
국민의힘이 전날 서울의 '간판 정치인'이면서 한강벨트 탈환에 나선 나 후보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서울, 그중에서도 한강벨트의 승부가 전체 총선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에 맞서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키워드로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본래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으나 4선 김영주 의원의 탈당 및 국민의힘 입당으로 변수가 생긴 영등포을에서는 지난 5일 이재명 대표가 직접 방문해 후보 지원에 나서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동작을을 방문, 류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적장' 격인 나 후보를 집중 공략하려는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