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총선 지역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이 소위 ‘자객 공천’으로 의심받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의 ‘한 겨울밤의 습격’에 대참사 수준의 패배를 당하면서 총선을 불과 한달여 남을 가운데 계파 간 공천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선관위가 6일 발표한 4∼6차 경선 결과를 보면 지역구 현역 의원 11명 가운데 이용빈(초선·광주 광산갑) 의원을 제외한 강병원(재선·서울 은평을)·김한정(재선·경기 남양주을)·박광온(3선·경기 수원정)·윤영찬(초선·경기 성남중원)·이용빈(초선·광주 광산갑)·전혜숙(3선·서울 광진갑)·정춘숙(재선·경기 용인병) 의원 등 무려 6명의 ‘비명계’ 현역 의원이 탈락했다.
‘친명’ 성향인 이 의원은 ‘이재명 변호사’로 알려진 ‘찐명’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에 본선행 티켓을 빼앗겼으며, 경선 이전부터 ‘친명’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이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표 수리도 되지 않은 채, 경선에 참여해 잡음이 도드라졌던 서울 은평을에서는 ‘비명’ 강병원 의원이 김 전 구청장에게 결국 발목이 잡혔다.
그리고 ‘현역 의정활동평가 하위 10%’에 속한 김한정·윤영찬 의원은 결국 경선 득표율 감산 30%라는 페널티를 넘지 못하고 비명계 비례대표인 김병주·이수진 의원에게 각각 패배했으며,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비명계’ 박광온 의원과 전혜숙 의원도 역시 ‘친명계’ 도전자들에게 일격을 당했으며, 충북 청주 상당지역에서는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낙천했다.
다만 ‘하위 10% 명단’에 든 것으로 알려진 ‘비명계’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은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승훈 변호사와 3인 경선 끝에 그나마 결선에 진출하는 기회를 얻기는 했으나 본선행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비명계 의원들의 참패는 현역 하위 평가를 받은 비명계 의원들이 적지 않은 데다 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ARS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데, 특히 친명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친명 후보들에게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정치평론가는 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저녁에 발표된 경선 결과에서 비명계 현역 의원 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신영대·오기형 의원 2명 정도로 그야말로 대참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평론가는 “당내에서는 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컷오프(공천 배제)에도 당 잔류 결정을 함에 따라 한풀 꺾였으나 ‘친문’ 홍영표 의원이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선언을 하면서 공천 잡음에 따른 계파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계파 대립이 재차 고개를 들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이미 경선에 참여한 만큼 선거법상 무소속이든 다른 당 후보로 같은 지역구에 재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경선 결과의 여파로 탈락한 비명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