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4.03.05 11:08:59
김포시의회 민주당 유매희 의원은 4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고소를 일삼는 막무가내 홍보담당관 문제"를 지적하며, "(홍보담당관은) 상임위장에서 공식 질의하는 A의원을 갑질로 고소하고, (민주당 배강민 시의원을) 성희롱 의원이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태까지 벌였다."라고 언급했다.
'배강민 의원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김포시 홍보담당관의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홍보담당관의 주장과 배강민 의원의 답변은 무엇인가? 이 사건을 통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점은 무엇인가?
"울릉도에 누구랑 갔습니까?"
김포시 홍보담당관이 "성희롱 발언"이라고 주장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한 발언은 지난 1월 26일 열린 '제230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 홍보담당관 업무보고'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된 배강민 의원의 질의다.
그 문제의 주요 발언은 "울릉도에 누구랑 갔습니까?"이다. 당시 속기록을 보면 행정복지위원장인 국민의힘 유영숙 의원이 "답변하지 마세요"라고 언급해 결국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재차 동일한 질문이 이어졌다. 유영숙 위원장이 업무보고 자리에서 답변하지 말라고 한 이유와 그 근거에 대해서는 차후 취재를 통해 보도할 계획이다.
문제의 울릉도는 지난 2023년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3박 4일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연찬회를 한 장소다. 연찬회에 김병수 김포시장과 홍보담당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 900만원(시의회 측 예산)의 세금으로 진행된 연찬회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배강민 의원은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서 홍보담당관에게 그 내용을 질의한 것이다.
사과 기한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및 형사 고발 계획
홍보담당관의 주장은?
이 발언과 관련해 홍보담당관은 김포시의회 의장에게 "김포시의회 배강민 의원의 모욕 및 성희롱 발언 공개 사과 요구의 건"으로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사과 기간이 20일이며, "요청 기간 안에 사과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및 형사 고발할 계획"임을 명시했다.
김포시 홍보담당관은 공문에서 "김포시의회 배강민 의원이 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본인에게 사안과 무관한 성희롱 발언과 모욕적 언사를 했고, 집행부 홍보부서장으로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본인은 심한 성적 굴욕감과 함께 모욕감 및 불쾌감을 느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성희롱이라고 주장하는 발언과 관련해 홍보담당관은 "이 말을 듣는 순간 본인은 왜 2023년 10월에 자매결연 업무 협의차 시장 이하 관련 부서 국장 및 실무자들과 다녀왔던 울릉도 출장이 이 자리에서 언급되는지 의아함과 함께 발언의 악의적 의도와 불순한 의미에 심한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다. 누구랑 갔느냐며 수차례 다그치는 갑질도 일삼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홍보담당관은 배강민 의원의 "김병수 시장님 믿고 지금 이렇게 발언하시고 이렇게 행동하시는 거예요?...울릉도 누구랑 갔습니까?"라는 발언의 해석과 관련해, "본인이 느꼈고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인 배강민 의원 발언의 본 뜻은 '김병수 시장과 본인이 홍보담당관 업무와 무관하게 울릉도에 갔고 그곳에서 시장과 부적절한 관계가 있어 그 관계를 믿고 이런 언행을 하고 있다'입니다. 누가 들어도 이렇게 들리는 발언을 신성한 상임위장에서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공개 사과 요청' 이유과 관련해서는 "배강민 의원이 이런 발언을 돌발적으로 한 것은 평소 홍보담당관인 본인을 집행부의 부서대표가 아닌 '소신과 능력 없이 부적절한 관계에 의존하여 일하는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음의 방증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런 사태가 저뿐 아니라 모든 김포시 여성 공직자에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될 수 있어 심히 위험하다. 반드시 공개 사과와 법적조치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언급했다.
CNB뉴스는 이와 관련된 홍보담당관의 추가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 5일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추가적인 주장이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보다 자세한 발언 내용과 관련해서는 2024년 1월 26일 제230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 업무보고 속기록을 참조할 수 있다.
배강민 시의원의 답변은?
김포시의회 민주당 배강민 의원은 이와 관련해 "홍보담당관이 상임위장(행정복지위원회)에서 고집불통의 언행으로 의회를 경시하고, 삭감된 예산조차 다른 사업비를 끌어와 자기마음대로 집행하는 등의 독불장군 행태에 대한 배경을 따진 것"이라며 "홍보담당관의 인사권자인 집행부 수장(김병수 시장)을 믿고 그리하는 것이냐 따져 물은 것이지 홍보담당관이 주장하는 부적절한 그 어떤 의도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문제를 본인이 여성임을 내세워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몰아가는 홍보담당관의 성인지가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에 담기도 불쾌한 그런 의도의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는 게, 배강민을 도대체 어떤 사람으로, 뭘로 보길래 그러나 싶어 내 입장에서 더 황당하고 모욕적이다."라며 "모욕적인 부분과 명예훼손의 사과는 몰염치한 사람으로 내몰린 제가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유매희 의원 5분 자유발언
"김병수 시장은 공무원 기강 확립하라"
이 문제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초로 제기한 민주당 유매희 의원은 "김병수 시장님께 묻습니다. 홍보담당관 자리를 외부 개방형으로 채용한 목적이 의원들을 고소하기 위함입니까? 조직의 수장이자 인사권자인 당신께서 10개월이 넘는 동안, 조직의 기강이 무너지고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무시당하는 것이 즐거워서 이 사태를 방관하는 겁니까?"라고 밝혔다.
또한 유 위원은 김병수 김포시장에게 "지방공무원법 제49조(복종의 의무)와 제55조(품위 유지의 의무), 김포시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제4조(근무기강 확립), 제5조(친절ㆍ공정)가 있습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1조의2(근무기강의 확립) 그리고 김포시 지방공무원 근무규칙 제2조(근무기강의 확립)에 의거,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의 의장은 소속 공무원의 근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이행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 김포시 홍보담당관은 이번 제232회 김포시의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에 5일과 8일 불출석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의회에 통보했다. 따라서 대신 언론홍보팀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불출석 사유는 "2024년 1월 26일 제230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 홍보담당관 업무보고 중 행정복지위원회 배강민 위원의 사안과 무관한 성희롱 발언 및 모욕적 언사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어 정신의학과 진료 중으로 공개사과 또는 제도적 조치 전까지 가해자와의 대면 접촉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