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의 원작 소설이 리마스터판으로 출간됐다.
29일 문학계에 의하면 오는 3월 1일 미국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는 영화 ‘로기완’의 원작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가 창비에서 재출간됐다.
‘로기완을 만났다’는 2013년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으로 13년만에 새로운 표지로 디자인됐다. 2021년 KBS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으로 선정한 ‘우리 시대의 소설 50’에 선정된 작품이다.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는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제7작업반에서 태어나 자란 탈북자 로기완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김 작가는 로기완 씨에 대한 잡지 인터뷰 기사를 읽고 벨기에로 향해 그의 행적을 추적한다. 이니셜 L로 불리는 로기완은 탈북해 벨기에로 밀입국한 20살 청년이다. 로기완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차별을 당하지만 나이와 인종을 넘어 박, 라이카, 윤주 등의 인물과 교류하며 탈북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하는 이야기로 알려졌다.
조해진 소설가는 이 작품에 대해 “김 작가는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직면한 고난의 행군을 알게 되고 난민의 정의와 국제적인 협약, 나아가 우리 모두 이방인의 성분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배워가기도 한다”며 “김 작가를 통해 저를 돌아봤고 제가 그동안 제대로 보지 못했고 보려 한 적도 없는 세상에 눈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원작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집필한 조혜진 소설가는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여성 작가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빛의 호위’ ‘환한 숨’, 장편소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한없이 멋진 꿈에’ 등을 발표했다. 신동엽문학상 외에도 김만중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넷플릭스는 기자들을 위해 2월 말에 영화 ‘로기완’을 선공개했다. 영상이 시작하기 전에 ‘원작 조해진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창비, 2011)’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경우 이를 영상 처음에 밝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눈에 띄었다.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로기완’ 제작보고회에는 김희진 감독과 송중기, 최성은 배우 등이 참여했다.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은 어머니와 함께 탈북해 중국에서 일하던 로기완(송중기 분)이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벨기에로 망명한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로기완은 친척 어른이 어머니의 시체를 병원에 팔아서 마련한 자금으로 벨기에에 도착한다. 로기완은 현지인의 폭행과 차별을 딛고, 부유한 남한 집안의 딸인 마리 등을 만나서 거주 허가를 받고 사랑에 빠진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태양의 후예’ ‘성균관 스캔들’ 등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송중기 배우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성은, 조한철, 김성령, 와엘 세르숩 배우 등도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리마스터판,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으로 탈북자를 다룬 콘텐츠의 프리즘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영국 주재 대사였던 탈북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등이 남한에서 정치 활동을 넓히고,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자가 3만 3000명을 넘어서며 이를 다룬 영화와 웹툰, 수필집 등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이런 작품들은 한반도나 인근의 중국,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로기완’ ‘로기완을 만났다’의 배경은 유럽 국가인 벨기에이다. 벨기에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했으며,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해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다른 국가를 거주지로 정한 탈북자도 있어서, 이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