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의 공천을 둘러싼 친명·비명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공천을 주도하고 있는 친명(친이재명)의 5선 의원인 조정식 사무총장이 불출마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에 대한 비명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이재명 대표가 최측근인 조 총장을 불출마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만 본인을 비롯해 당 지도부는 이를 공식 부인하며 조 총장 불출마론에 대해 선을 그었으나 잇달아 ‘이 대표가 직접 불출마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매체는 지난 25일 보도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조 총장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유했다”고 보도했으며, 심지어 “조정식 사무총장이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됐을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조 총장 측은 “그 보도는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다. 민주당의 총선 준비 전체를 흔들려는 보도”라면서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도 일축했다.
그리고 민주당도 이 대표의 불출마 권유 보도를 공식적으로 부인했으나, 당내에서는 “조 총장의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이 대표 측이 공천 파동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총장은 지난 2022년 8월 이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 사무총장에 임명됐고, 총선기획단장,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겸임하면서 공천 실무를 총괄해 왔다는 점에서 비명계(비이재명계)에서는 줄곧 이 대표의 2선 후퇴 내지는 불출마와 더불어, 조 총장과 공관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 등 공천을 주도한 의원들이 불출마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 비명계 한 인사는 26일 CNB뉴스와 만나 “급격히 나빠진 민심 수습을 위해 친명계 최고위원과 현재 공천 주도하고 있는 당 고위 간부 몇 사람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떠난 민심이 돌아오고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을 것”이라면서 “특히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들이 불출마로 헌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이 대표가 이러한 비명계의 요구를 무시해 왔으나, 공천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5일 밤 비공개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천 갈등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논란 등으로 공천 과정에서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이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 조 사무총장에게 총선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비명계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조정식’이라는 자신의 한쪽 팔을 쳐내는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 총장은 이 대표의 불출마 권유 사실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전달받은 적 없다”라고 일축하면서 불출마 내지는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지난 17대 때부터 내리 5선을 한 경기 시흥을에서 6선에 도전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심지어 차기 22대 국회에 입성하면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총장은 최근 당직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하나로 힘을 모으는 결속이 중요하다”며 “최근 공천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추측성 오해와 발언으로 왜곡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안은 당직자도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내외 분위기는 조 총장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 22일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 관련 실무 책임을 맡은 조 사무총장이 과감하게 책임져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당내 비주류 4인방 모임 ‘원칙과 상식’도 당의 예비후보자 검증 심사 시스템을 지적하며 “(검증 심사가) 친명계에 의해 사유화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반발한 바 있으며, 특히 친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지난 1월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당 지도부가 먼저 나서달라. 당 사무총장이 선당후사의 물꼬를 먼저 터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수도권 친명계 한 의원은 27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정식 사무총장이 결단을 한다 하더라도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오겠지만, 본인이 워낙 완고하게 버티니까 꼬리도 못 자르면서 이 대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