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4.02.24 16:08:23
"지구 환경의 변동이 극심한 대전환의 시기에...소외된 자연과 소통하고 연결하며 상생하는 길을 터줄 수 있지 않을까...실천적 창작행위로 문제해결을 암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는다" (서영희 미술평론가)
20일부터 25일까지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문화재단 어울림미술관' 제1관에서 "인간과 자연"이라는 거대한 주제로 '팀스튜디오24' 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기획을 맡은 서형희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류 중 가장 예민한 인식의 소유자, 사회와 이념의 외곽에서 비판적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행위자"로서 예술가들의 시각을 담고자 했다.
따라서 이번 작품전은 관람자에게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깊이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대부분 인간과 자연을 '이항대립의 관점'에서 사유하지 않고, 서로 공생하는 관계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혁명 이후로 자연은 더욱 훼손되고 착취당하는 대상이었지만, 이번 작품전에서는 인간과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주체도 객체도 아닌 조화로운 관계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예찬' 관계 형성돼야"
전시를 기획한 서영희 미술평론가는 '인간과 자연-공생예찬'이라는 주제의 평론을 통해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기계문명을 앞세워, 자연을 무차별한 개발로 점차 황폐화시켰고, 자연 생태계를 자신과 먼 타자적 대상으로 도태시켰다."라며 "그 덕분에 우리는 급격한 지구온난화와 같은 동시대 기후변화를 의식하게 됐고, 대량멸절에 의한 생물 다양상의 상실, 인공물질의 확대, 화석연료의 연소나 핵실험에 의한 퇴적물의 변화 등 온갖 문제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서영희 평론가는 예술도 예외일 수 없다며, "인간과 비인간인 자연이 서로 공생을 예찬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를 접근하는 예술가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는데, 그는 "십여 년 전부터 인류세 주제의 작업을 개진하는 예술가들 수효가 늘고 있다...하지만 예술가들 상당수가 다큐멘터리식 자료들의 나열 방식을 지향한다거나 예술적 가치의 정서적 측면을 간과한 점은 매우 아쉽다. 노골적으로 말해, 인류세 개념에 공명하는 예술적 실천이 지질학,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의 지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과도하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시기획자의 이러한 의도를 보여 주듯 참여 작가들의 작품들에서도 '인류세 주제의 다큐멘터리 방식'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적 가치의 정서적 측면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초대작가와 참여작가들은 누구?
이번 팀스튜디오24 작가전의 또다른 특징은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작가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모여 전시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하고 조화로운 자연을 닮은 그러한 모습들이 작품을 통해 나타나고 있어서 감상하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어울림미술관에는 작가들이 직접 나와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어서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와 직접 만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관람객이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작품의 의미와 작가가 언급하는 창작자의 의도를 비교해보는 것도 즐거운 감상 방법이다.
서영희 평론가는 "모더니즘에서 실행한 대상의 본질주의적 묘사를 거부하고 그것의 원리가 참 혹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대신, 표현 대상의 존재이유를 '연결된 요소들 간의 조합과 상호작용'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근접 미래의 예술들은 모더니즘 이후의 영역을 더 설득력 있게 열어보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결론을 맺었다.
참여하는 작가는 초대작가로 김정희 작가, 서정옥 작가, 한현주 작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작가로는 김규희 작가, 김상미 작가, 김예진 작가, 김주희 작가, 김태희 작가, 박상희 작가, 사공미 작가, 서미라 작가, 안경희 작가, 안윤선 작가, 오대식 작가, 우성현 작가, 이승아 작가, 이지숙 작가, 이현주 작가, 장은비 작가, 한경화 작가, 한은실 작가, 홍성은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