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2.19 13:06:50
최근 민주당 출신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출신 이준석 대표가 통합한 개혁신당이 총선 캠페인 전략을 두고 정면 충돌하는 등 내홍이 일고 있다.
19일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는 ▲이준석 공동대표 ‘선거캠페인 및 정책결정 위임’ 건 ▲당원자격 심사위원회 설치의 건 ▲중앙당 산하 4대 위기 전략센터 신설 건 ▲정무직 담명자 임명 건 등을 처리했으나, 이 과정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회의 중 일부 안건에 반대해 퇴장했다.
이에 이낙연 신당으로 불리는 ‘새로운미래’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공지를 통해 “오늘 개혁신당 최고위원회는 ‘이준석 사당’임을 공식적으로 의결했다”며 “선거의 전부인 선거 캠페인 및 정책결정에 대한 전권을 이준석 개인에게 위임해 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미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 이달 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면서 “정권심판과 야당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제3지대 통합 정신을 깨뜨리는 어떠한 비민주적 절차와 내용에도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3지대 4개 세력이 모여 통합 정당인 ‘빅텐트’를 완성했다고 자신하던 ‘개혁신당’이 선거전략 지휘권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을 둘러싸고 개혁신당의 두 축인 이낙연 세력(새로운미래)과 이준석 세력(기존 개혁신당)이 이견을 표출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등 심상치 않은 내홍 속으로 빠져들은 바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탈당파로서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바 있는 김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선거전략 지휘권 전권 이전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및 공천 거부 선언 △당 지도부 전원 지역구 출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중 지도부 지역구 출마를 제외한 두 가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돌연 지난 16일 예정됐던 최고위원회가 돌연 취소한 것에 대해 이준석 공동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선거정책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그것은 선거운동의 전권을 위임해 달라는 것”이라며 “2월 9일 통합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으로 정했다. 선거운동의 전권은 이낙연에게 있다는 것이 합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로 추천하거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발언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김 최고위원은 “그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주도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한다”면서 “증거가 있으면 검토해서 처리하면 된다. (이준석 대표의) 이런 방식은 과거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를 몰아낸 것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이에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은 곧장 당 공보본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김 최고위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우선 김 정책위의장은 배 전 부대표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당원자격심사는 모든 정당이 하는 것인데 이를 하지 말자는 의도가 궁금하다. 누구를 밀어 넣기 위해 당원자격심사에 반대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 정책위의장은 “특정 인사에 대해 공천할 수 없고 당직을 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문제 된다면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알아서 정리하겠다’며 뒤로 이야기하는 것은 정당한가?”라고 반문하면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없다면 그분도 오판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말씀드려야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정책위의장은 선거정책 전권 문제에 대해서도 “공동 정책위의장 2인과 상의해서 합의문 상의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발표를 하자는 이야기다.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위 내용들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월요일(19일) 최고위원에서 다수결로 표결을 하기로 한 상황에서 왜 기자회견을 자청하는지 모르겠다”며 “표결 결과가 불리할 것이라서 이런 행동한 것이라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준석 공동대표의 정치적 스승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제3지대 세력이 합친 개혁신당에서 초반부터 ‘잡음’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쓴소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임에도 이준석 공동대표는 ‘개혁신당 깃발 아래 다 모이니 나한테 흡수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선뜻 합당에 동의했던 것 같다”면서 “이준석 공동대표가 개혁신당을 만들어 나름대로 잘 끌고 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합해야 한다’는 소리가 하도 나오니까 갑작스럽게 합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융화 작용이 일어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 결합하려면 초기에 약간 불협화음도 있는 것 같은데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잘 수습해야 한다”면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같이 섞여 들어온 것 아니냐.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는 데도 그런 말 자체가 나오는게 별로 기분이 안 좋다. (공천 관련 전권을) 다 준다고 해도 내가 안 한다”고 잘라 말하면서 “(공관위원장 얘기는) 괜히 자기네들이 하는 소리다. 복잡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도와줄 여건도 아니다”라고 거듭 일축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