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오기자 | 2024.01.19 10:06:00
한국무역협회(KITA)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DC로 파견한 ‘대미 아웃리치 사절단’이 美 의회 및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를 각각 방문하고 현안을 협의했다고 19일 밝혔다.
대미 아웃리치 사절단은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을 단장으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박태성 부회장, 한국철강협회 변영만 부회장,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김민석 부회장,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서정란 상무 등 주요 업종별 단체로 구성됐다.
사절단은 17일(美, 이하 현지시각) 美 하원 의원회관에서 미셸 스틸(Michelle Steel, 공화-캘리포니아) 의원 및 제리 칼(Jerry Carl, 공화-앨라배마) 의원과 각각 차례로 만나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정 부회장은 “미국 측에서 볼 때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유치를 확대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미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기업 진출이 성공하는 경우 미국인 고용과 투자 확대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철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위해서는 애로 해소가 중요하다”면서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우리 기업이 현재 겪고 있는 주요 애로사항은 공장 가동을 위한 엔지니어를 미국에서 확보하기 어려다”라며 “이들 기업이 한시적이라도 한국에서 관련 전문 인력을 미국으로 데려와 2년 정도 공장 가동에 투입할 수 있도록, 현재 美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를 적극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한국 동반자 법안이란 매년 15,000명의 한국 전문 인력에 대한 E-4(Temporary Technical Worker Visas) 비자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다. 지난 2013년 이후 연방의회 회기마다 이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지난해 4월 재 발의돼 현재 상·하원에 계류 중이다.
아울러 그는 “우리 기업들은 연말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경우 그가 언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폐지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감안해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이 폐지 되지 않도록 공화당 내부에서 적극 역할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셸 스틸(Michelle Steel) 하원의원은 “한국기업들의 전문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반덤핑‧상계관세 규정 강화 등 오늘 제기된 다른 문제들을 포함하여 한국의 기업들이 겪는 다양한 애로에 대해 앞으로 적극적인 해소 노력을 기울여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리 칼(Jerry Carl) 하원의원은 “전문 인력 부족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동맹국도 제기하는 문제로서 어려움에 공감한다”면서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의회 통과를 적극 지원해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흑연 생산 공장이 미국 내 처음으로 앨라배마에 설립된 만큼, 한국의 배터리 업계에서도 앨라배마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美 하원의원을 들리기 전, 사절단은 美 상무부에 방문해 헤더 에반스(Heather Evans) 제조업 관련 차관보 등 상무부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사절단은 美 상무부에 ‘일자리법(IIJA)이 폐지 반대’, ‘E-4 비자 신설’,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 신축 운영’, ‘글로벌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GSSA) 참여’, ‘투자 세액공제’ 등의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겪는 인력 확보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전문 인력 도입을 위한 E-4 비자 신설 등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공화당 집권 시에도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이 폐지되지 않도록 미 정부 내에서 상무부가 적극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박태성 부회장은 “미국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흑연 수입처를 중국으로부터 변경하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이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을 신축적으로 운영해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국철강협회 변영만 부회장은 “현재 미국과 EU가 진행 중인 글로벌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GSSA)에 대한 협상 진행 과정에 대해 미국이 한국과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 과정에 한국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헤더 에반스(Heather Evans) 제조업 관련 차관보는 “전기차나 배터리 등 탄소 중립 노력은 정권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고, 특히 IRA법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 생산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배터리 생산 역량이 미흡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국산 배터리는 매력적이나 중국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가 아니기 때문에 동맹국인 한국 기업의 배터리 분야 대미 투자는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한국 배터리 업계의 대미 투자가 지속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 관련 “상무부 차원의 문제는 직접적으로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가되, 에너지부 등 타 부처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타 부처와 적극 협의해가면서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NB뉴스=황수오 기자)